대단지 입주 송파·강남구 낙폭 커…공동주택 공시가 인상에 '급매물' 주목
   
▲ 지난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08%로 한 주전(-0.04%)보다 하락폭이 확대됐다. 재건축 아파트가 0.22% 떨어지면서 낙폭을 키웠다. 수도권의 매매와 전세가격 변동률을 나타낸 그래프 /자료=부동산114제공

[미디어펜=최주영 기자]공시가격 급등으로 고가 주택 소유주들의 보유세 부담이 크게 늘어나면서 부동산 시장이 가격 하락 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최근 17주 연속 내림세가 이어지고 있다. 

16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08% 하락했다. 재건축 아파트값이 하락 폭을 키우며 지난주(-0.04%)보다 더 하락 폭을 더 키웠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해 11월12일부터 17주째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송파구 아파트값이 0.34% 하락하며 낙폭이 제일 컸다. △강동 -0.23% △도봉 -0.12% △강남 -0.11% 등도 하락세를 보였다.

송파구는 재건축 단지인 신천동 장미1차 전용 120㎡가 4500만원에서 최고 1억원 가량 하락했다. 잠실동 주공5단지 재건축 아파트도 가격도 2000만원 정도 하락했다. 강동은 매수문의가 끊기면서 명일동 삼익그린2차가 1000만원에서 5000만원 하락했다.

강남은 지난해 11월 입주에 돌입한 일원동 래미안루체하임의 매물이 일시에 나오면서 면적별로 5000만원씩 하락했다. 대치동 개포우성1차의 경우 1억원 이상 급락했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신규 단지로 수요가 분산되면서 노후 아파트의 매수세가 위축됐다”고 설명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한 주 새 0.02% 하락했다. 3월 첫째 주 0.11%까지 떨어졌지만 낙폭을 좁히고 있다. 전세 시장 약세는 계속됐지만 하락 폭은 지역별로 다르게 나타났다. 

송파구는 지난주에 이어 전셋값이 0.16% 오르며 2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신도시급 단지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입주 쇼크가 두 달여 만에 진정 국면에 접어들며 전세가격 상향이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미성·크로바, 진주아파트 재건축 이주 영향으로 전세수요가 증가하면서 신천동 잠실파크리오 전셋값은 1500만원 가량 더 상승했다. 신천동 D공인 관계자는 “가격이 회복된 후로 역세권 전세 호가는 8억~8억5000만원 선까지 책정된다”고 했다.

반면 송파구와 인접한 강동은 전셋값이 감소 추세다. 미성·크로바아파트는 오는 6월까지, 진주아파트는 8월까지 이주하는 까닭이다. 강서(-0.15%) 마포(-0.12%)는 소폭 하락했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14% 오르면서 향후 집값의 향방도 주목된다. 고가 주택을 여러 채 소유한 경우 크게 늘어나는 보유세 부담을 덜기 위해 급매물을 내놓으면 집값 하락 여건이 조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올해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승률은 5.32%로, 작년(5.02%)보다 소폭(0.3%포인트) 오른 수준이다. 서울 공시가격 상승률은 2007년(28.4%) 이래 12년 만에 최고치다.

이와 관련해 국토부는 "대다수 중저가 단독주택 등은 공시가격 인상 폭이 낮아 복지제도의 대상인 중산층 이하 서민에 대한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보유세 부담이 커진 수요자들이 집값 하방 압력이 가중될 수 있다고 봤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보유와 매각 기로에 놓인 다주택자나 갭투자자의 셈법이 복잡해졌다”며 “조세 부담의 기회비용을 감안할 때 비인기지역이나 보유가치가 높지 않은 주택의 매도가 먼저 이뤄질 것이다 보니 시장 양극화가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또다른 부동산 전문가도 "이미 부동산 경기가 좋지 못해서 주택가격은 정체돼 있는데 세금이 오르니 매수 심리가 위축되고 거래는 감소하면서 가격 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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