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KBS 일요일 간판 예능 프로그램 '1박2일'이 중단된다. 고정 멤버로 출연 중이던 정준영이 불법 동영상을 촬영·유포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으며 파문을 일으킨 때문이다. 

KBS는 15일 "당분간 '1박2일'의 방송·제작 중단을 결정했다. 이번 주(17일)부터 '1박2일' 방송 시간에는 대체 프로그램을 편성할 예정"이라며 "'1박2일'을 기다리는 시청자를 고려, 기존 2회 분량 촬영분에서 정준영이 등장하는 부분을 편집한 후 방송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사안의 엄중함을 인식하고 전면적인 프로그램 정비를 한다"고 밝혔다. 

   
▲ 사진=KBS2 '1박2일' 홈페이지


당장 이번 주 일요일인 17일에는 '해피선데이'가 원래 방송 시간인 오후 5시에서 1시간 10분 늦춰진 6시 10분부터 방송된다. 1부 격인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뒤로 밀려 '1박2일'이 방송되던 시간에 편성되는 것이다. 이날은 오후 1시 20분 '영화가 좋다' 재방송이 긴급 편성돼 '1박2일' 방송 시간을 메우게 된다.

'1박2일'은 지난 2007년 8월 시작돼 현재 시즌3에 이르기까지 12년동안 많은 시청자들의 성원을 받아온 장수 예능 프로그램이다.  

정준영은 2013년 11월부터 '1박2일' 시즌3에 합류했다. 중간에 정준영은 한 차례 하차를 한 바 있다. 2016년 9월 여자친구와 성관계를 하는 영상과 사진을 몰래 촬영했다가 고소를 당해 물의를 일으켰을 때다. 당시 하차를 했던 정준영은 고소 취하와 경찰의 무혐의 처분으로 4개월여 만인 2017년 1월 복귀했다.

이번 불법촬영 및 유출 파문이 터지자 정준영은 '1박2일'을 포함,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했으며 연예계 활동을 중단했다.

KBS는 이미 촬영해둔 정준영 출연 분량을 편집해 내보내고, 나머지 멤버들로 계속 프로그램을 이끌어간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안일한 생각이었다. 정준영 등이 일으킨 이른바 '카톡방 스캔들' 파문이 갈수록 확산되는데다, 3년 전 처음 정준영이 비슷한 일로 하차했을 당시 이르게 방송 복귀를 시킴으로써 면죄부를 줬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측면이 있다.   

KBS 측은 "출연자 관리를 철저하게 하지 못한 점에 대해 깊이 사과하며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 특히 정준영이 3년 전 유사한 논란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수사 당국의 무혐의 결정을 기계적으로 받아들이고 충분히 검증하지 못한 채 출연 재개를 결정한 점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이런 비판을 수용하면서 "앞으로 유사한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출연자 검증 시스템을 강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정준영은 '1박2일'이 10년 넘게 쌓아온 명성에도 먹칠을 했고, 함께 고생해온 동료 출연자와 제작진에도 큰 피해를 주게 됐다.

일단 기약 없이 중단된 '1박2일'이 언제 방송을 재개할 지, 멤버나 포맷을 변화시켜 새롭게 돌아올 것인지, 아예 프로그램 폐지 수순을 밟을 것인지 현재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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