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나 혼자 산다'가 전현무 한혜진이 빠진 후 첫 방송을 했다. 두 사람이 빠진 프로그램에 대한 걱정이 있었지만 남은 무지개회원들과 제작진의 노력으로 해오던 대로 무리없이 빅재미를 선사해 팬들을 안심시켰다. 

공개 연인이었던 전현무와 한헤진이 결별하면서 함께 출연해오던 '나 혼 자 산다'에서 동시에 잠정 하차했다. 전현무가 무지개회원들의 회장으로 사실상 메인 MC 역할을 해왔던데다 한혜진은 독설과 허당끼를 매력으로 회원들과 각종 화제를 양산해온 안방마님 격이었다. 이런 두 사람이 동시에 빠져 프로그램에 타격이 우려됐다. 

15일 방송횐 '나 혼자 산다'는 박나래, 기안84, 성훈, 이시언 네 사람이 스튜디오 진행을 했다. 소개된 에피소드는 '3얼'로 불리는 이시언 기안84 성훈의 홍콩 여행기였다.

3얼의 홍콩 여행기는 재미가 넘쳐났다. 그냥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흥미를 보장하는 세 사람은 그 어느 여행 예능이나 먹방 예능에서도 보여준 적 없는 독특한 그림들을 만들어냈다. 특히 3얼이 숙소 풀장에서 함께 수영(?)하는 장면은 많은 시청자들의 배꼽을 쥐게 했다.

   
▲ 사진=MBC '나 혼자 산다' 방송 캡처


문제는 스튜디오 촬영이었다. 전현무의 주도 하에 멤버들이 각자 개성있는 멘트를 섞으며 프로그램 전체 분위기를 띄웠는데 전현무와 한혜진 없이 어떻게 끌고 갈 지 걱정이었다.

제작진은 영리했다. 처음에는 박나래와 기안84 둘만 덩그러니 스튜디오에 있는 모습으로 시작했다. 두 사람은 "이게 무슨 일이냐"고 황당해하며 전현무와 한혜진의 동반 하차가 얼마나 크게 다가오는지 실감나게 했다. 서로 말을 잘 잇지 못하며 당황하고 있는 가운데 성훈과 이시언이 차례로 등장했다. 반고정 무지개회원이었던 성훈이 고정으로 투입되고, 영화 촬영차 자리를 비웠던 이시언이 4주 공백끝에 컴백한 것이다. 비록 두 사람의 공백이 생겼지만 남은 멤버들은 건재하다는 것을 이렇게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박나래는 전현무를 대신해 스튜디오 촬영을 끌고 갔다. 전현무, 한혜진이 갑작스럽게 자리를 비우게 된 것에 대해 미안해하고 있다는 말도 대신 전했다. 박나래는 "두 사람이 연락이 와서 미안하다고 했다"며 "큰 짐을 떠안게 한 것 같다고 미안해 하더라"고 밝혔다. 다른 회원들에게는 "당분간 우리가 똘똘 뭉쳐야 무지개 모임이 쭉 가지 않겠냐"고 분발을 다짐했고 시청자들에게는 죄송한 마음과 함께 "넷이 멋진 그림을 만들겠다. 믿어주고 지켜봐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네 사람은 늘 해오던 것처럼 티격태격하고, 서로 디스전도 펼쳤지만 그 어느 때보다 따뜻한 시선을 주고받으며 프로그램이 내풍(?)에 흔들리지 않게 애쓰는 모습이 역력했다.

다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깨알같은 상식 문제라도 나왔을 때 정리가 잘 안되는 면이 있었다. 이날 3얼의 홍콩여행기에서 기안84는 럭셔리한 호텔 로비의 대형 '샹들리에'에 감탄하면서 '샹그리아'라고 잘못 말했다. 이에 박나래가 친절하게 샹들리에와 샹그리아의 차이점을 설명했지만 파리의 유서깊은 '샹젤리제' 거리를 '샹드리제'라고 잘못 말해 얼간미를 보탰다.

물론 이런 허술한 면도 자막 처리로 얼마든지 웃음의 소재가 될 수 있었다. 

이날 방송을 마치면서 네 사람은 서로 격려를 했다. 이시언은 "회장님(박나래 지칭) 입이 조금씩 풀리면서 괜찮아진 것 같다"고 했고, 박나래는 "다음주 꼭 나와야 한다. 빠지면 안 된다"고 사정사정을 해 의미있는 웃음 포인트를 만들었다.

'나 혼자 산다'는 전현무 한혜진의 사내연애와 결별 후유증으로 위기를 맞았지만, 어쩌면 새로운 전기를 맞았는지도 모른다. 프로그램 자체 체질은 탄탄하다는 것을 확인시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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