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스페인하숙'이 첫 선을 보였다. 차승원과 유해진이 나영석 PD와 다시 뭉쳐 내놓은 프로그램이다. 

15일 방송된 tvN 예능프로그램 '스페인하숙' 첫 회는 배우 유해진과 차승원, 그리고 모델 겸 배우 배정남이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하숙집 영업을 준비하고 시작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세 사람은 직접 운영할 하숙집에 도착해 오픈 준비를 착착 진행했다. 음식 재료와 필요한 물품들을 사러 장을 봐왔다. 주방을 책임진 차승원은 보조 배정남의 도움을 받으며 깍두기를 담그고 다음날 식사 메뉴로 정한 제육볶음을 만들어 멤버들과 시식회도 가졌다. 유해진은 차임벨을 설치하고, 망치질과 톱질을 해 문패를 만들어 걸었다.

차승원이 '요리부'를, 유해진이 '설비부'를 책임졌다. 배정남은 마늘과 양파를 까고 설거지를 하는 등 궂은일을 담당하는 만능 보조였다.

   
▲ 사진=tvN '스페인하숙' 포스터


스페인이라는 낯선 이국땅에서, 예능 프로그램이 시도해본 적 없는 하숙집을 운영한다. 새롭다.

그런데 전혀 낯설지 않고 익숙하다. 차승원과 유해진이 등장하는 것만으로도 '삼시세끼-어촌편'이 떠오른다. 차승원이 웬만한 셰프 뺨치는 요리 실력을 발휘해 온갖 맛난 음식을 뚝딱 만들어내는 장면, 유해진이 섬세한 손놀림으로 각종 집기를 뚝딱 만들어내면서 독특한 개그감을 발휘하는 장면. '삼시세끼'에서 다 봤던 것들이다.

배정남이 새 멤버로 합류했고 장소를 해외로 옮겼지만 이는 '윤식당'을 떠올리게 한다. 배정남은 '삼시세끼'의 보조 손호준이나 '윤식당'의 아르바이트생 박서준 격이다. 해외에서 식당을 연 윤식당은 식사를 제공했고, 스페인하숙에서는 잠자리와 식사를 제공한다. 함께 동네를 돌아다니며 장을 보고 손님 맞을 준비를 하는 장면, '윤식당'에서 흔히 봤던 것들이다.

나영석 사단은 이전에 시도해 성공했던 포맷을 적당히 변주해 또 하나의 '신작' 예능 프로그램이라고 내놓았다. 

나영석 PD표 예능이 자기복제를 하는 것은 어제 오늘 일도, 한두 번도 아니다. '윤식당'이 '강식당'을 낳았고, '꽃보다 할배'가 '꽃보다 누나'와 '꽃보다 청춘'을 낳았다. '삼시세끼'는 산촌에서 어촌으로 확장을 해나갔다. '삼시세끼'와 '윤식당'이 짬뽕돼 '스페인하숙'으로 재탄생했다고 해서 새삼스러울 것은 없다. 

아이디어 고갈로 재탕 삼탕 하는 것 아닌가? 판단의 시청자들의 몫이다. 중요한 것은 익숙한데도 재미가 있고, 또 보게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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