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강정호(32·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또 무안타 침묵했다. 홈런 아니면 아예 안타를 치지 못하는 묘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강정호는 1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레콤파크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보스턴 레드삭스전에 7번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 3타수 무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타점은 내야땅볼로 올린 것.

앞선 출장이었던 지난 16일 탬파베이전에서 5호 홈런을 날린 후 하루 출전하지 않으며 쉬고, 다시 무안타로 주춤했다. 강정호의 시범경기 타율은 1할7푼9리(28타수 5안타)로 떨어졌다. 5안타가 모두 홈런이었다. 

   
▲ 사진=피츠버그 파이어리츠 공식 SNS


강정호는 2회말 1사 1루에서 첫 타석에 들어서 보스턴 선발투수 마커스 월든의 공을 받아친 것이 3루수 쪽 땅볼이 됐다. 하지만 3루수 보비 달벡이 포구 실책을 범해줘 출루에는 성공했다.

강정호는 피츠버그가 2-1로 앞서던 4회말 무사 주자 2, 3루의 좋은 기회에서 두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보스턴 3번째 투수 조시 스미스를 상대로 다시 3루수 쪽으로 땅볼 타구를 보냈다. 강정호는 아웃됐지만 그 사이 3루 주자 프란시스코 서벨리가 홈을 밟아 타점을 하나 올렸다. 강정호는 지금까지 솔로홈런 5방으로 5타점만 올리고 있었는데 처음으로 홈런 아닌 방법으로 시범경기 6번째 타점을 기록했다.

강정호는 끝내 안타를 때려내지 못했다. 6회말 세번째 타석에서는 선두 타자로 나서 바뀐 투수 도밍고 타피아의 초구를 건드렸으나 유격수 땅볼에 그쳤다. 강정호는 8회초 수비 들어가면서 케브라이언 헤이스와 교체돼 물러났다.

이날 강정호는 3루 수비에서 1회 무키 베츠가 친 땅볼을 잡아 1루로 악송구하는 실책을 범했다. 이 실책은 결국 실점으로 연결됐다. 피츠버그는 8-1 대승을 거뒀는데 유일한 실점이 1회 강정호의 실책이 빌미가 된 점수였다.

강정호는 음주운전을 하다 사고를 낸 여파로 2년간의 공백(지난해 시즌 막판 3경기 출전하긴 했지만)을 가졌고, 올해 재기를 노리고 있다. 시범경기에서 잇따라 홈런을 펑펑 쏘아올리고 있는 강정호는 녹슬지 않은 장타력으로 크게 주목을 받고 있다. 5안타가 모두 홈런이니 그야말로 '쳤다 하면 홈런'이다.

하지만 타율이 1할대로 너무 낮고, 홈런 아니면 안타를 하나도 치지 못한 것은 문제다. 주전 경쟁에서 밀릴 수 있기 때문이다.

3루수 경쟁자로 꼽히는 콜린 모란도 타격이 썩 신통치는 않다. 타율 2할1푼4리(28타수 6안타)로 강정호와 큰 차이가 없고 홈런은 1개로 장타력에서는 강정호에 밀린다.

오히려 케브라이언 헤이스가 시범경기 타격 성적만 놓고 보면 3루수 요원 가운데 가장 좋은 편이다. 헤이스는 타율 3할4푼6리(26타수 9안타)에 2홈런 9타점으로 쏠쏠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특히나 강정호는 삼진이 너무 많다. 13개의 삼진을 당했는데 모란의 6삼진, 헤이스의 7삼진과 비교하면 두 배 정도 많다. 즉 강정호는 확연히 '모 아니면 도' 식 스윙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이다. 홈런 5방이 모두 솔로포라는 것도 상대 투수가 주자가 없어 방심하고 던진 공이 얻어걸린 측면이 있다. 

강정호가 타석에서 이렇게 '큰 것 욕심'을 많이 내는 것은 이해가 간다. 2년 공백을 뛰어넘어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면 홈런만큼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는 것은 없다.

그렇다 해도 시범경기 1할대 타자에게 정규시즌 주전이 보장되기는 힘들다. 대타 등 교체 요원으로 활용하거나, 한두 경기 선발 기용했다가 안타를 때리지 못하면 벤치로 밀려날 가능성이 높다.

남은 시범경기에서 강정호는 타격의 정확성을 좀 더 끌어올려 타율 관리도 어느 정도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쳤다 하면 홈런'이 아닌, '홈런밖에 못 치는 반쪽 선수'라는 평가가 나오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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