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감소세 지속 위기감 고조…정부 지원 정책 변화 시급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우리 수출의 핵심축이 흔들리고 있다. 정보기술(IT)과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IT·자동차 산업의 재도약을 위한 정부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8일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우리 수출의 버팀목인 반도체 업황이 악화된 가운데 IT산업의 수출액이 전반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를 제외한 IT수출액은 2013년을 정점으로 5년 연속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 /사진=연합뉴스

IT산업은 우리 수출을 떠받치고 있는 버팀목이다. 총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36%에 달했다. 그러나 반도체를 제외하면 지난해 IT산업 수출액은 922억달러로 10년전 수준으로 후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를 제외한 IT산업 수출은 2013년(1155억달러)에 최고치를 기록한 뒤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IT산업 주력제품 가운데 우리가 글로벌 경쟁력 톱으로 생각하는 상당수 제품의 수출액이 이미 수년 전부터 감소세에 접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평판디스플레이 수출액은 2013년 393억달러로 총수출의 7.0%를 차지했으나 지난해에는 278억 달러까지 하락했다. 휴대폰 수출액은 2015년 300억달러에서 지난해 146억달러로 최근 3년 사이 반토막이 낫다.

시장에서는 올해 들어 반도체 수출이 20% 넘게 감소한 가운데 착시효과가 걷히면 IT산업의 수출위기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추광호 한국경제연구원 일자리전략 실장은 “(IT산업 수출 부진은) 우리나라의 글로벌 제조경쟁력 하락과 제조기반 이탈을 보여주는 경고 신호”라며 “재도약을 위해서라도 제조기반을 되살리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동차 산업의 위기감 역시 고조되고 있다. 우리 자동차 산업은 10대 자동차 생산국 중 유일하게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생산량이 감속했다. 생산량 순위에서도 멕시코에 밀려 7위로 내려앉았다. 지난 1월 반짝 상승한 자동차 수출은 지난달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특히 자동차 수출 경쟁력에 비상등이 들어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우리 자동차 수출량은 2012년(317만1000대) 이후 지난해(245만대)까지 6년 연속 감소세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도 사정이 녹록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여기에 미국발 ‘관세폭탄’에 대한 우려까지 확대되고 있다. 미국이 수입 자동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할 경우 우리 자동차 산업은 물론 경제 전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이 잇달아 나오는 상황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미중 무역전쟁과 죄수의 딜레마’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이 무역확장법 232조를 발동해 한국과 유럽연합(EU), 일본의 자동차와 자동차부품에 고율 관세(25%)를 적용할 경우 한국은 수출이 3.1% 줄면서 GDP가 2.33%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최근 자동차 제조사들이 맞닥뜨린 상황도 역의치 않다. 고비용 저효율 구조라는 공통적인 과제를 안고 있는 가운데 현대자동차는 지배구조 이슈와 중국시장 부진이 당면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르노삼성과 한국지엠은 노사 갈등의 골이 깊고, 쌍용차는 포트폴리오의 쏠림현상이 고민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최근 자동차 산업은 성장동력원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정부가 비즈니스 프렌들리로 패러다임을 바꾸고, 기업을 밀어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며 “우리 자동차 산업에서는 현대·기아자동차의 실질적인 상승효과가 중요하다. 르노삼성·쌍용차·한국지엠 등에 대한 해법도 필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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