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청 교육환경평가 문턱 못넘어…강동구청 "시행변경인가 3개월째 지연"
   
▲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석면 작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다만 단지 내 학교 유치 문제로 교육부와 갈등이 지속되고 있어 사업시행변경인가 획득은 답보 상태다. 사진은 둔촌주공 전경 /사진=연합뉴스


[미디어펜=최주영 기자]유해물질인 석면 처리방식 논란으로 이주 후 1년째 철거에 들어가지 못했던 둔촌주공 재개발단지가 단계적으로 석면철거에 돌입한다.

하지만 단지 내 중·고교 유치 과정에서 서울시교육청 심사 문턱을 넘지 못해 사업시행변경인가 획득이 지연되고 있는 점은 변수로 꼽힌다.

22일 고용노동부 서울동부지청에 따르면, 둔촌주공 재건축단지 일부 구역에 대한 석면 해체 필증이 이달 말에서 다음달 초께 교부된다. 시공사인 현대건설 컨소시엄(현대건설, 현대산업개발, 롯데건설, 대우건설) 중 현대건설과 롯데건설이 담당하는 구역 일부부터 철거되며, 각 사는 고용부에서 석면 해체 필증을 교부받는대로 철거전문업체를 선정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 11월 석면 해체 작업 과정에서 누락된 석면 장판이 발견되며 공사가 중단된 지 5개월 만이다. 당시 해체해야 할 석면량은 17만7000㎡ 가량으로 추산됐으며 공사 기간은 약 3개월이었다. 다만 정비업계는 석면량이 많고 시공사별 업체 선정 및 공사를 개별적으로 수행하는 만큼 전면철거는 수개월 더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둔촌주공 재개발사업은 강동구 둔촌동 170-1번지 일대 62만6232㎡에 지하 3층, 지상 35층, 85개 동, 1만2032가구 아파트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2015년과 2017년 사업시행과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으며 본궤도에 올랐다. 

지난해 말 기존 1만1106가구에서 세대수를 늘리는 등 설계변경에 대한 사업시행변경인가를 강동구청에 신청했다. 강동구청의 승인고시가 나는 대로 둔촌주공은 분양 절차를 거쳐 오는 2022년 공식 입주 절차를 밟을 수 있게 된다.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둔촌주공이 석면 해체 작업에 돌입하면서 사업 착수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때보다 커진 상태다. 조합은 최근 전 조합원에 발송한 문자에서 '강동구청의 사업시행변경인가를 받는 대로 분양신청 변경을 시작하는 등 사업을 원활히 추진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둔촌주공은 다음달 안에 사업시행 인가를 받는다는 계획이지만 교육청의 교육환경영향평가 심의가 발목을 잡고 있다. 

앞서 조합은 지난해 단지와 가구수 등 설계변경 과정에서 단지 신설학교 부지에 용산구의 보성여중·고등학교 유치 계획을 세웠다. 위례초, 둔촌초, 동북중·고교 설립이 예정돼 있지만 추가로 여중·고까지 품게 된다면 학군 완성도를 더욱 높일 수 있다는 평가다. 

강동구청은 둔촌주공이 교육청 심의를 통과해야 사업시행변경인가를 승인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강동구청 관계자는 “관련 부서 협의는 모두 끝난 상태”라면서도 “교육청의 교육환경영향평가 심의가 지연되면서 시행변경인가가 3개월째 늦어지는 중”이라고 말했다.

교육청에 따르면 둔촌주공 아파트의 신규 학교 유치 건은 자료 미비 문제로 교육환경평가 심의 안건에 상정되지 못했다. 조합이 제출한 교육환경평가서에 대한 검토 결과 보완이 필요하다는 결과가 도출됐다는 설명이다. 

교육청이 둔촌주공의 교육환경평가 평가서를 보완 요청할 경우 다음 달로 심의가 연기된다.

교육청 학교지원과 관계자는 “교육환경여건에 대한 연구용역을 실시한 결과 학군 과밀이나 소음 등 전반적 측면에서 학생들의 안전이 확보되지 않은 것은 물론, 자료도 미비하다”며 “연구용역 시행사의 업무 해태가 작용하지 않는한 결과는 다르게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례로 재건축 수순을 밟는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 5단지도 교육환경평가가 반려되며 5개월째 사업이 표류 위기에 처했다. 신천초등학교 부지 이전을 두고 서울시와 교육청 그리고 조합원 간 이견이 생기며 갈등 해결의 실마리를 도출하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미 1년 가까이 지연된 재개발사업이 교육부 심사에서 발목을 잡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교육청 학교지원과 관계자는 “어느 정도 보완이 됐는지 조합의 평가서를 보고, 교육환경보호원에 의뢰할지 그대로 심의에 올릴 건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최주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