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청와대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실수’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민정수석실의 골프접대와 의전비서관의 음주운전에 이어 해외순방을 나선 문재인 대통령이 말레이시아 총리 앞에서 인도네시아어로 인사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문 대통령은 13일 마하티르 모하맛 말레이시아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뒤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회견 시각에 맞춰 오후 인사에 해당하는 ‘슬라맛소르(Selamat sore)’라고 인사했다. 그러나 이 표현은 말레이시아가 아닌 인도네시아에서 쓰는 오후 인사말이다. 말레이어의 오후 인사말은 ‘슬라맛쁘땅(Selamatpetang)’이다. 

또 청와대는 15일 페이스북에 문 대통령이 방문한 캄보디아를 소개하면서 대만의 국가양청원 사진을 올렸다. 당시 페이스북에는 ‘친절한 청와대-문재인 대통령의 아세안 3국 세번째 순방지, 캄보디아’라는 제목으로 캄보디아 관련 사진들을 게시했다. 

하지만 메인으로 나오는 사진엔 캄보디아가 아닌 대만의 국가양청원(國家兩廳院) 사진을 걸었다. 국가양청원은 대만의 수도인 타이베이에 있는 종합예술문화시설이다. 이후 청와대는 “이미지 사이트 오류 때문”이라며 해당 게시물을 삭제했다.

   
▲ 청와대./청와대 홈페이지


최근 사회에 큰 충격을 준 ‘버닝썬 사건’에 민정수석실에 파견된 경찰 고위간부가 연루된 일도 논란이 되고 있다. 빅뱅의 승리와 동업자 유모씨 등과 수차례 골프를 치고 식사를 한 것으로 조사된 이른바 ‘경찰총장’으로 지목된 윤모 총경은 대통령 친‧인척 관리 업무를 담당해왔다. 

윤 총경은 지난 2016년 7월 경찰중앙학교 교무과장으로 근무할 때 승리와 유씨 등이 강남에서 운영하던 업소에 대한 경찰수사 상황을 빼내 승리 측에 알려줬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버닝썬 비리 실세 총경, 청와대 민정수석이 사퇴해야 한다’, ‘민정수석실 해산하라’는 청원글이 올라왔다.

민정수석실 직원의 근무기강이 문제가 된 것은 처음이 아니다. 김태우 전 특감반원의 폭로로 민정수석실의 민관(民官) 감찰, 환경부 블랙리스트 논란은 지금도 진행되고 있다. 또 지난해 6월 민정비서관실 소속 사무관이 골츠접대 의혹으로 국무총리실로 원대 복귀한 일도 있다.

인사수석실 행정관이 군 장성 인사자료를 외부로 무단 발출했다가 자료를 분실해 면직 처리된 일도 있다. 정 행정관이 분실한 자료는 군 장성들의 개인 인적사항은 물론 세밀한 평가가 담겨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2017년 중장 이하 장성 진급 발표가 두달 정도 늦춰진 것이 해당 자료를 분실하면서 빚어진 일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이 밖에 지난해 11월 청와대 경호처 5급 공무원이 술집에서 시민을 폭행해 입건됐고, 문재인정부 핵심인사인 김종천 의전비서관이 청와대 인근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돼 사직한 일도 있다.

조국 민정수석은 지난 1월22일 공직기강 해이를 막기 위해 청와대 민정수석실과 국무총리실, 감사원 등 3개 기관이 참여하는 공직기강협의체를 결성하고, 암행감찰, 기획감찰 등을 실시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버닝썬 사건에 연루된 민정수석실 파견 총경은 경찰에서 청와대로 파견한 인사 가운데 최고위 간부였다고 한다. 문재인정부 출범 첫해인 2017년 7월부터 1년간 청와대에서 근무했다. 민정수석실이 장관 후보자 인사는 물론 청와대 직원 인사 관리도 제대로 못하고 있는데다 도의적 책임까지 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편, 청와대는 20일 문 대통령의 해외순방 당시 외교적 결례를 범한 일에 대해 실무 과정에서 혼선이 있었다고 밝혔다.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은 기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방문국 국민에게 친숙함을 표현하고자 현지어 인사말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혼선이 발생했다.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 나가겠다”면서 “말레이시아 정부로부터 문제 제기는 없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