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컨버전스 환경에서의 정치제도와 시민사회 변화 연구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에서 발간한 ‘디지털 컨버전스 환경에서의 정치제도와 시민사회 변화 연구’라는 연구보고서에서 서강대류석진 교수는 디지털 컨버전스 시대 정치변화의 가장 중요한 특징을 오랫동안 근대정치를 이끌어온 정치주체로서의 시민이 본질적 변화를 겪고 있는데서 찾고 있다.

이들 연구진이 미래 컨버전스 환경에서 가장 중요하게 부각될 것으로 예견하는 정치변화는 대의민주주의를 이끌어왔던 기존의 소극적수동적 유권자에서 IT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시민으로서의 이른바 ‘관여적 시민’으로의 변화인데, 이러한 시민변화의 특징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즉 첫째, 이들 관여적 시민은 다양한 참여수단을 활용해서 ‘자기조직화’와 ‘집단지성’이라는 행동양식으로 무장하여 정치적-일상적 의제를 망라하며 적극적으로 관여하는 네트워크화된 ‘모니터 시민’ 으로 나타난다.

여기에서 ‘모니터 시민’이란 광범위한 이슈를 전체적으로 ‘스캔’하면서 모든 의제에 적극적으로 관여하는 새로운 시민모델을 지칭하는 것으로서 미국의 유명한 언론학자 마이클 셧슨이 The Good Citizen : A History of American Civic Life(1998)라는 저서에서 처음 창안한 개념이다.

둘째, 이들 관여적 시민들은 기존의 중앙집권적이고 대규모 동원 중심의 참여방식보다는 점차 생활이슈 중심의 감성적, 자발적, 개인화, 분산화된 참여방식을 더 선호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지난 2008년에 나타난 다양한 ‘온라인 촛불 커뮤니티’, 2008년 중국 쓰촨 대지진과 2009년 이란 대선에서의 ‘트위터 참여효과’ 등은 대표적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류석진 교수는 “컨버전스 시대의 정치는 기존의 위계적 관료적 거버넌스의 한계를 극복하고 ‘관여적 시민’의 요구에 능동적으로 반응하는 협력적 거버넌스’를 다양한 정책 레벨에서 구축할 때에만 그 본래의 역할을 다할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