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서울 3·4 전시실에서 23일 개막...국내·외 작가 10명 참여
[미디어펜=장윤진 기자] 21세기는 정보가 권력이고 돈이 되는 세상이다. 개인의 일상부터 국가 단위 조직까지 '데이터화'된다. 데이터를 매개로 급변하는 현대 문명을 예술가들은 어떻게 바라볼까?

   
▲ 레이첼 아라, 나의 값어치는 이정도(자가 평가 예술작품) 한국 버전, 네온 127개·재활용한 서버룸 장비·전자 장치·컴퓨터·IP 카메라·프로그래밍, 756×204×105cm, 약 400kg, 2019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제공
 

국립현대미술관(관장 윤범모)는 23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3·4 전시실에서 '불온한 데이터'를 타이틀로 국내·외 작가 10명의 작품 14점을 선보인다. 예술가들의 손에서 빅데이터와 블록체인, 인공지능 등 공공재 기능을 띈 데이터가 미적 가치를 지닌 창의적 예술작품으로 재탄생됐다.

국제 특별전 '불온한 데이터'는 데이터가 중립적 속성이 아님을 강조하며 데이터가 품은 공동체의 경제·윤리적 측면을 주목한다. 전시는 ▲디지털 메커니즘의 민주주의와 반봉건주의 ▲동시대 예술가가 데이터를 활용하는 법 ▲디지털 메커니즘을 활용한 새로운 제안 등 세 가지 주제로 구성됐다.

첫 번째 주제에서 세 명의 현대예술가 포렌식 아키텍처(Forensic Architecture), 슈퍼 플렉스(Superflex), 자크 블라스(Zach Blas)의 대표작을 선보인다. 이들은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해 기업과 정부의 정보 독점이 초래한 반민주주의적 사건으로부터 시민 권리와 자유를 회복하고자 하는 전시이다.

두 번째 주제는 레이철 아라(Rachel Ara)가 실시간으로 수집한 데이터를 작품에 반영해 성별과 기술, 권력 구조 사이 관계를 탐구한다. 차오 페이(Cao Fei)는 자율 주행로봇을 소재로 디지털 시대에 급변하는 사회 모순을 재치 있게 조명하며, 크리스 쉔(Cao Fei)은 소형 로봇 공을 통해 데이터 수집·소멸을 우주의 물리적 현상에 비유했다.

마지막 주제는 사이먼 데니(Simon Denny)와 하름 판 덴 도르펠(Harm van den Dorpel)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창조의 영역과 자유의 한계, 기술의 미래적 가능성을 실험한다. 김웅현은 데이터를 활용해 창작한 '종말 이후' 소설을 주제로 한 영상을 선보인다.

전시 기간 참여 작가들과 국내 미술 이론가들과 함께하는 아티스트 토크도 열린다. 22일에는 하름 판 덴 도르펠, 레이첼 아라와 신보슬 큐레이터의 대담, 23일에는 야콥 펭거(수퍼플렉스)가 이택광 경희대 교수와 대담을 갖는다. 29일에는 김실비와 문혜진 비평가의 대담이 진행된다. 전시는 7월 28일까지 관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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