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방위 법안소위 무기한 연기...딜라이브 '디폴트' 우려
[미디어펜=김영민 기자]유료방송 합산규제 논의가 22일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무기한 연기됐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법안소위가 취소됐기 때문이다.

당초 과방위는 유료방송 합산규제 재도입 문제를 놓고 지난달 14일 논의하기로 했다가 지난달 25일로 변경했고, 다시 이달 22일로 미뤄졌다가 이번에도 무산됐다.

'합산규제'는 유료방송사업자의 시장점유율이 전체의 3분의 1(33.3%)을 넘지 못하도록 하는 규제다.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에 이어 SK텔레콤의 티브로드 인수가 확정되면서 유료방송 시장의 인수합병(M&A)가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1위 사업자인 KT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놓였다.

   
▲ 2018년 상반기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 현황 /제공=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신사들이 케이블TV를 인수하면서 덩치를 키우며 시장점유율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유료방송 합산규제 재도입이 결정되면 KT는 1위 자리를 위협받게 된다.

현재 1위인 KT(KT스카이라이프 포함)는 유료방송 시장점유율이 30.86%다. 합산규제가 재도입되면 점유율이 33%를 넘을 수 없기 때문에 딜라이브(6.45%)를 인수할 수 없다.

반면 LG유플러스(11.41%)는 현재 4위에서 CJ헬로(13.02%) 인수를 통해 점유율을 24.43%로 끌어올려 2위로 도약한다. KT와의 격차를 6.43%로 좁히며 1위 자리를 위협하는 존재가 된다.

SK텔레콤(SK브로드밴드, 13.97%)도 티브로드(9.86%)를 인수해 점유율 23.86%로 몸집을 키우고 이후 CMB(4.85%), 현대HCN(4.16%) 등을 추가로 인수해 2위 자리 사수에 나설 수 있다.

KT는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이 점유율을 확대하며 1위 자리를 위협하는 상황에서도 합산규제에 막혀 M&A 시도를 하지 못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업계 한 고위관계자는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은 이번 M&A가 마무리되더라도 시장점유율이 합산규제에 영향을 받지 않는 수준"이라며 "합산규제가 재도입되면 1위 사업자인 KT만 규제를 받는 상황이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번 유료방송 합산규제 논의 무산으로 딜라이브도 위기에 빠졌다.

KT가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딜라이브는 대주주인 한국유선방송투자(KCI)가 오는 7월까지 1조원이 넘는 채무를 상환해야 하는데 M&A가 제때 이뤄지지 않을 경우 '디폴트(부도)' 위기를 맞게 된다.

KT의 딜라이브 인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경영난을 겪고 있는 딜라이브의 몸값은 더욱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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