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국회 문방위에서 고흥길 위원장 집중 공격

14일 열린 국회 문방위 전체회의에서 황당하고, 재밌는 사건이 발생했다. 국회 문방위의 수장격인 고흥길 위원장이 코너에 몰리고, 업무보고로 국회에 출석한 유인촌 장관은 편안하게 회의를 관람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민주당이 안상수 원내대표 사건과 관련해 고흥길 위원장을 물고 늘어졌기 때문이다.

전병헌 민주당 간사는 의사진행 발언에서 “지난 3월 명진 스님의 경악할만한 발언이 있었고, 프라자 호텔에서 안상수 원내대표가 총무원장에게 불교탄압적 발언을 했고, 고흥길 위원장도 그 자리에 함께 있었다고 고 위원장의 보좌관이 증언했다”면서 “회의에 앞서 이 사실을 확인해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이어 서갑원 의원도 “안상수 대표는 사죄하기는 커녕 명진 스님을 알지도 못한다. 나중에는 사석에서 한 농담이다고 한다”면서 “김영국 거사가 고 위원장의 보좌관 출신이고, 한나라당 부대변인 출신이니, 고 위원장이 참석을 했고 그 자리에서 동조를 했는지 말렸는지 진상을 해명하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전병헌 의원과 서갑원 의원의 15분간 의사발언이 진행되는 동안, 고흥길 위원장은 불편한 표정을 자주 연출했고, 손끝을 미세하게 떨거나, 손끝을 숨기기 위해서 팔짱을 끼고 있었다. 가끔 ‘허허’ 웃음을 짓기도 했다.

두 의원의 발언이 끝나고, 장세환 의원이 전혀 다른 성격의 의사발언을 하면서, 궁지에 몰렸던 고흥길 위원장이 잠시 여유를 갖게 됐다. 장세환 의원은 한국관광공사 사장의 발언을 문제삼는 의사발언을 했다.

고흥길 위원장은 잠시 여유를 찾고, “그 회의는 조계사가 요청했고, 그 자리에서 안상수 대표와 자승스님이 대화했던 것은 사실이고, 김영국 전 보좌관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그러한 자리에 참석하는 것은 위원장으로서 당연히 참석하는 것이다”고 해명했다.

이어 고 위원장은 “당시 안상수 대표와 자승 스님이 대화를 어렴풋이 하는 것 들었는데 무슨 애기를 주고 받는지 잘 듣지 못했고 기억도 희미하다”면서 “대화 내용을 묻는다면 잘 듣지도 못했고 기억도 안나고 끼어들 자리도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전병헌 의원은 “변호인의 자문을 받은 답변이다”고 일축했다.

이러한 발언들이 오고가는 동안 40분이 훌쩍 넘어갔고, 유인촌 장관을 비롯 정부 관계자들은 가만히 지켜보는 입장이었다. 유인촌 장관이 업무보고를 가볍게 마쳤다.

서갑원 의원이 “3D 산업을 선도해 나갈 무안경 방식 3DTV, 홀로그램 등 미래핵심기술 개발에 4천억원 규모를 투자하는 사업을 문광부에서 하는 것은 정부기능에서 맞느냐”고 질책했지만, 유인촌 장관은 “그 사업은 문광부만 하는 것이 아니고, 지경부와 행안부 등 여러 부처가 협력해서 하는 것이고, 문광부도 참여해서 업무보고에 넣은 것이다”고 말했다.


서갑원 의원은 “그것이 그렇다면 그렇지만...잘 하세요”라고 말문을 닫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