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22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에서 기념식이 열리는 동안 문 대통령은 대구를 찾아 ‘로봇산업 육성전략 보고회’에 참석했다. 

이날 기념식에는 이낙연 국무총리가 참석해 기념사를 했고, 민주당 등 4당 대표도 불참했으며,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만 참석했다. 

지난해 3월23일 서해수호의 날에도 문 대통령은 베트남 순방 일정을 소화하느라 기념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당시에는 문 대통령이 4.27 판문점 1차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있었고, 올해 상황은 2월28일 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직후이다.

다만 문 대통령은 지난해 6월 현충일에 국립대전현충원을 방문해 제2연평해전 묘역과 천안함 46용사 묘역 등을 참배했다. 

이날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대통령이 기념식에 불참한 것은 결국 북한 눈치 보기라고 비난했다. 전희경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국군통수권자가 보이지 않는 전몰 군장병 추모식이란 있을 수 없다. 집권여당 대표가 국군의 희생과 애국을 기리기를 꺼리고 부끄러워하는 것이 정상적인 나라의 모습이라 볼 수 없다”며 “목숨 바쳐 국가를 지킨 애국이 홀대받는 나라는 건전한 나라가 아니다. 숭고한 호국의 희생이 백안시되는 나라는 정상적인 나라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후 문 대통령은 오후1시쯤 자신의 페이스북에 서해수호의 날을 기리는 글을 올렸다. 문 대통령은 “바다를 지키며 산화했지만 바다와 함께 영원히 기억될 젊은 용사들의 이름을 떠올려 본다”라며 “제2연평해전의 영웅 윤영하 소령과 다섯 장병들, 천안함 46용사와 연평도 폭격으로 전사한 서정우 하사와 문광욱 일병, 우리의 소중한 아들들을 깊이 추모한다, 모두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영웅들이다”라고 추모했다.

이어 “오늘 대구로 가는 길, 마음 한쪽은 서해로 향했다”며 “우리는 그 어떤 도발도 용서할 수 없으며 힘에는 힘으로 더 강력하게 응징할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싸우지 않고 이길 수 있다면 그 길을 선택할 것”이라며 “그 어떤 순간에도 생명의 소중함을 잊지 않겠다. 평화의 바다가 용사들의 희생 위에 있다는 것을 가슴에 깊이 새기겠다”고 말했다.

서해수호의 날은 2002년 제2연평해전, 2010년 천안함 피격사건, 2010년 연평도 포격 등 서해에서 일어난 북측의 도발을 기억하고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기념일이다. 희생자들은 모두 대전국립현충원에 안장돼 있다. 박근혜정부 때인 지난 2016년 매년 3월 넷째주 금요일을 서해수호의 날로 이름지어 기념일로 지정했다. 

   
▲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2018년 6월6일 오전 국립 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제63회 현충일 추념식을 마친 뒤 독도의용수비대 묘역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와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