黃·孫, 창원성산에서 유의미한 성적 내야 ‘리더십’ 증명
[미디어펜=김동준 기자] 4·3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의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가운데,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지도부가 경남 창원성산 선거전에 사활을 걸고 있다. 다른 보궐 지역인 통영고성은 한국당이 다소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어 최대 격전지는 창원성산이 될 전망이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황교안 한국당·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창원 시내에 숙소까지 마련해 상주하며 자당 후보에 대한 지원사격을 아끼지 않고 있다. 사실상 미니 총선으로 일컬어지는 이번 재·보궐 선거 결과가 향후 두 대표의 정치적 명운을 가를 기점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 黃, 창원성산 승리해야 ‘대권’ 노릴 수 있어

한국당은 공식 선거운동 개시 첫날이었던 전날 황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는 물론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김태호 전 경남지사 등 중앙과 지역에서 내로라하는 인사가 모두 창원성산으로 집결해 합동 유세에 나섰다. 황 대표는 이 자리에서 “창원 경제 폭망 주범은 문재인 정부이며 실패한 좌파사회주의 경제실험이 경제를 무너뜨렸다”며 지역 경기 악화의 원인을 정부로 돌렸다.

그는 또 “문재인 대통령은 ‘사람이 먼저’라고 하는데, 창원 시민들은 사람이 아니냐. 문 대통령이 먼저 챙길 건 개성공단이 아니라 창원공단”이라며 “탈원전과 함께 창원공단을 살릴 특단의 대책을 세우겠다”고 공언했다. 지역 현안을 부각함으로써 민심을 파고들려는 전략이다.

황 대표는 이날 오후에도 창원지역 근로자들과의 간담회를 갖고 거리 인사에 나설 계획이다.

줄곧 ‘초보 정치인’이라는 이미지에 갇혀 있는 황 대표로서는 창원성산에서의 선거 결과가 자신의 리더십을 증명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즉, 직접 공천한 후보가 이겨야만 당내 입지가 좀 더 명확해질 수 있다는 얘기다. 대권이라는 보다 큰 목표를 노리기 위해서라도 승리는 필요한 상황이다.

이를 반대로 해석하면 이번 창원성산 선거전에서 기대 이하의 성과를 낼 경우 황 대표의 당내 지위가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으로도 이어진다. 야권 관계자는 “오 전 시장이 지난 전당대회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둔 것과 맞물려 새로운 대안 세력이 당 안팎에서 고개를 들 수 있다”고 평했다.

■ 孫, ‘패스트트랙 내홍’ 다잡을 계기 되나

손 대표는 황 대표에 비해 여유가 없어 보인다. 당장 바른미래당 자체가 선거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두고 내홍을 겪고 있어서다. 이미 당내 일부 의원들은 오르지 않는 당 지지율이나 모호한 정체성에 고민이 깊은 상황에서 선거 결과가 당의 존속을 좌지우지할 상황인 것이다.

이는 곧 지난해 서울시장 선거 당시 박원순(더불어민주당)는 물론 김문수(한국당) 후보에게까지 밀려 3위를 한 안철수 전 대표를 떠올리게 한다. 앞선 대선에 이어 또다시 3위에 오른 안 전 대표는 결국 독일로 떠나야만 했다. 만약 이번 창원성산 선거에서도 유의미한 득표율을 올리지 못할 경우 안 전 대표와 마찬가지로 손 대표의 리더십은 도마 위에 오를 수밖에 없다.

아울러 패스트트랙으로 여야가 극한의 대치를 이어가는 정국 속에서 ‘정치적 책임’이라는 배수진을 친 김관영 원내대표의 원내 리더십에도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

   
▲ 4·3 재보궐 선거 공식 선거운동 시작일인 지난 21일 오전 황교안 당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창원성산 국회의원에 출마하는 강기윤 후보의 출정식에 참석했다./자유한국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