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이 볼리비아를 상대로 '아쉬운' 1-0 승리를 거뒀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은 22일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열린 볼리비아와 평가전에서 후반 40분 터진 이청용의 헤딩 결승골로 1-0으로 이겼다.

승리한 경기이고 한국이 압도한 경기였다. 경기 내용도 좋았다. 그럼에도 '아쉬운' 승리라고 표현하는 것은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기다렸던 손흥민의 골이 끝내 터지지 않았다. 손흥민은 볼리비아전에서도 골 침묵을 하면서 최근 A매치 8경기 연속 무득점의 늪에 빠졌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골을 못 넣은 것만 빼면 이날 손흥민이 보여준 기량은 역시 대단했다. 손흥민이 보다 수월하게 골을 넣을 수 있도록 활용법을 고민한 벤투 감독은 볼리비아전에 손흥민을 지동원과 투톱으로 배치했다. 최전방에서 골사냥에 집중하라는 의도였다. 손흥민은 소속팀 토트넘에서도 해리 케인과 투톱으로 자주 나서고 있으며, 케인이 부상으로 결장했을 때는 원톱을 맡기도 했다.

손흥민은 또 한 번 프리미어리그 정상급 공격수다운 클래스를 보여줬다. 수비 2~3명은 손쉽게 제치는 개인기, 날카로운 슈팅, 폭풍 드리블, 원터치 패스, 빈공간을 파고드는 능력 등 흠잡을 데 없는 기량을 과시했다. 다만 골을 터뜨리지 못한 것이 큰 아쉬움이었다.

특히 손흥민은 전반 41분 완벽한 찬스를 놓친 것이 땅을 치게 했다. 드리블 돌파로 단독 찬스를 잡은 손흥민은 달려나오는 골키퍼까지 옆으로 제친 다음 활짝 열린 골문을 향해 슛을 날렸다. 강하게 깔려간 볼은 우측 골대를 살짝 비켜가 바깥으로 향했다. 평소 손흥민의 슈팅 솜씨를 감안하면 놓쳐서는 안되는 골 기회였다.

이밖에도 손흥민은 드리블 후 슈, 헤딩슛, 중장거리슛, 논스톱슛 등 가진 기량을 쏟아부으며 골을 노렸으나 신기할 정도로 골은 들어가지 않았다.

많은 축구팬들은 손흥민의 격이 다른 플레이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면서도 무득점 행진이 8경기나 이어진 데 대해서는 걱정을 했다. 손흥민이 대표팀 주장 완장을 차고 나서 심리적 부담감 때문에 골을 못넣고 있다는 분석도 많다.

또 하나 아쉬운 점은 한국이 21차례나 소나기슛을 퍼붓고도 후반 교체 멤버로 들어간 이청용의 헤딩골밖에 얻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그저 슛을 난사하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빌드업을 통해 착실히 공격을 풀어가며 슛 기회를 만들었다. 선수 개인기에 의한 슛도 있었고, 2대1 패스로 중앙 돌파를 해 날린 슛도 있었고, 측면 크로스에 의한 슛도 있었고, 호쾌한 중거리슛도 있었다. 살짝 빗나가고, 수비에 맞고,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고. 골이 만들어지지 않은 이유도 다양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골 결정력이 현저히 떨어졌다는 사실이다.   

경기 후 벤투 감독은 "득점을 하지 못해 효율성이 부족하긴 했으나, 선수들이 선보인 경기력에는 흠 잡을 데가 없었다"고 자평했다. 축구팬들이 봤던 그대로다.

손흥민의 활약, 압도적인 경기, 베테랑 이청용의 빛났던 결승골, 부상에서 돌아온 권창훈의 부활 확인 등 소득이 많은 볼리비아전이었다.

한국대표팀은 1-0 승리의 아쉬움을 접고 다음 경기를 준비해야 한다. FIFA 랭킹 60위 볼리비아와 달리 26일 맞붙는 콜롬비아는 12위로 한국(38위)보다 훨씬 랭킹이 높은 강팀이다. 벤투호가 정말 골운이 없었는지, 슛잔치를 벌이고도 한 골밖에 못넣는 고질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는지, 콜롬비아전에서 보다 명확히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