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나 혼자 산다'에 제시가 뜨니 프로그램이 산으로 갔다. 오프닝도 제대로 안됐고, 진행도 거의 난장판 수준이었다. 하지만 웃음이 넘쳤다. 역시 인기 예능 프로그램다웠다. 

22일 밤 방송된 MBC '나 혼자 산다'에서는 여성 래퍼 제시의 일상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제시는 자기 소개부터 난항을 거듭했다. 한국말이 아직 익숙치 않아 하고싶은 말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해 너댓 번이나 했던 말을 또 하고 또 했다. 스튜디오에서 무지개회원들과 자신의 이런 모습을 VCR로 지켜보던 제시는 쑥스러워했다. 외국인 멤버인 헨리가 제시의 말을 통역해주는 진풍경도 연출됐다.

오프닝부터 이랬으니 진행이 제대로 될 리가 없었다. 제시가 버벅대며 소통이 잘 안되자 임시 회장 박나래는 어떻게든 정리를 해보려 진땀을 흘렸고, 스스로도 정리가 잘 안되는 기안84가 진행보조에 나서자 더 꼬였다. 원래 제시와 친한 헨리는 제시의 옛 남친 얘기를 꺼냈다가 서로 영어로 토닥이느라 스튜디오 녹화는 딴전이었고, 이런 상황들이 웃겨 죽겠다는 듯 이시언과 성훈은 리액션에만 빠져 있었다. 

   
▲ 사진=MBC '나 혼자 산다' 방송 캡처


장시간 오프닝을 거쳐 우여곡절 끝에 공개된 제시의 일상. 센 언니로, 무대 위 카리스마 넘치는 래퍼로 익숙한 제시지만 나 혼자 사는 제시는 허당끼 넘치고 맛있는 음식 앞에 무장해제되는 반전 솔로의 면로를 보였다. 

손발이 찬 수족냉증에 시달린다는 제시는 발바닥이 새까매진 수면양말을 신고 잠에서 깨어날 때부터 깨는 모습을 보이더니, 6년째 함께 일한 스타일리스트가 싸온 반찬으로 아침밥을 먹으며 김에 밥을 싸 연신 흡입하는가 하면 좋아하는 잡채를 스파게티 먹듯 폭풍 먹방을 선보였다. 과식 후 트림까지 하는 모습이 나오자 제시는 "내가 원래 소화가 잘 안 돼 트림을 못한다. 2주에 한 번 한다"고 믿거나 말거나 주장을 펼쳤다.  

제시는 아침에 일어나 겨우 밥 먹는 모습만 보여주다 자신의 영상이 끊기자 "누가 이걸 보겠냐. 더 보여줘야지. 얼마나 재미있는 게 많은데"라며 불평을 쏟아냈고 "다음주는 나 옷 갈아입는 거 나온다"는 파격적인 셀프 예고까지 해 폭소탄을 날렸다.

공개 연인이었던 전현무와 한혜진이 결별하면서 동시 하차를 해 박나래와 '3얼'(이시언 성훈 기안84)이 힘을 합쳐(?) 끌고 가고 있는 '나 혼자 산다'가 2주째 방송됐다. 정리가 안돼 어수선한 상황에서 더 어수선한 제시까지 가세하니 스튜디오는 시장터처럼 왁자지껄했다. 보기 불편해 하는 시청자들도 있었지만, 실컷 웃었으니 됐다는 시청자들도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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