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유진 기자] 올해 새롭게 선임될 은행권 수장들이 글로벌 진출 전략 마련으로 고심하고 있다.

저금리,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된 국내 영업 환경을 벗어나 해외 진출을 통해 새 먹거리를 모색한다는 계획으로 각각 신흥국가로의 새로운 진출이나 인수합병(M&A), 철저한 현지화를 통한 수익성 끌어올리기에 주력할 뜻을 밝혔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통'이라는 새로운 수장을 맞이한 KEB하나은행과 신한은행, 지주사 전환에 성공한 우리은행은 공격적인 글로벌 진출 행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먼저 신한은행은 기축통화 지역과 신흥국가를 중심으로 한 투트랙 전략을 고민 중이다. 또 기존에 세웠던 현지 영업망의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통해 내실 다지기에 나설 예정이다.

그동안 은행권의 해외점포 및 현지법인 등은 증가 추세에 있지만 현지화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았다. 현지화 전략에 실패한 지점은 해외 거주 자국민을 대상으로하는 한정된 영업, 실적 끌어 올리기에 따른 리베이트, 부실 대출, 불법 자금세탁 등에 이용되는 사례가 있어 현지화 전략이 중요한 상황이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지난 26일 취임 기념 기자간담회를 통해 "한국의 지정학적 리스크 감안 시 기축통화지역의 똘똘한 채널이 하나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신흥국의 경우 몇 개국 몇 개 점포가 나가있다고 자주 말씀들 하시는데, 이러한 시대는 지났다고 생각하고 가능성 있는 곳에 집중 투자해서 그 지역에서 초격차를 이뤄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예컨대 베트남의 경우 의미있는 성장을 하고 있고 더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베트남에서 한국계 은행끼리의 유의미한 성장보다 베트남 국민들에게 유의미한, 베트남 로컬뱅크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정도의 규모와 운영방식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향후 캄보디아 미얀마 등도 주목하고 있지만 해외에 투자할 수 있는 자본 여력이 한정돼 있는 만큼 유의미한 국가에서 성과를 내고자 한 쪽에 투자를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KEB하나은행은 베트남과 필리핀, 캄보디아를 주력으로 아시아와 근접한 인도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지성규 KEB하나은행장은 지난 21일 "새 시장은 신남방"이라며 "이미 투자를 많이 진행한 중국 등에서는 올해나 내년에 가시적인 성과가 계속 나올 것으로 보이고 이 외에 베트남과 필리핀, 캄보디아, 인도 등에 진출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은행 비중이 90%에 육박하는 우리은행의 경우 해외 진출을 위한 M&A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사무소나 지점, 법인을 설립하는 대신 현지의 금융사에 지분을 투자하는 방식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겸 우리은행장은 연초 기자간담를 통해 "동남아 쪽 네트워크를 많이 늘릴 계획으로 특히 M&A에도 나설 것"이라며 "그동안 은행만 나갔다면 카드사나 증권사, 자산운용사, 비대면 채널도 함께 나가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장할 것이다"고 밝혔다.

KB국민은행의 경우 미얀마를 중심으로 현지 주택은행에 지분을 투자하고자 적극 나서고 있다. 기존까지 해외 진출에 더뎌 수익성이 가장 낮아 주택금융 경험을 토대로 현지에서 소매금융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은행권이 적극적으로 움직이면서 국내은행의 해외점포 수와 함께 해외 수익도 늘어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8년 국내은행 해외점포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은행의 해외점포는 39개국 189개로 전년 대비 4곳 늘어났다. 

당기순이익은 신한은행이 전년 대비 37% 늘어난 3215억원, KEB하나은행 20% 증가한 2855억원, 우리은행 1976억원을 기록해 23%, 국민은행 2배 가까이로 오른 605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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