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 호통에도 "약속 못한다" 단호한 입장 표명도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정무위원회의 첫 국정감사에서 호된 신고식을 치른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27일 두번째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선 눈에 띄게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특히 정무위원들의 금융사 종합검사에 대한 연이은 질타에도 윤 원장은 금감원의 확고한 입장과 지적에 대한 대안을 명확하게 표현했다.

   
▲ 27일 국회 제2차 정무위원회에 참석한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의 모습/사진=미디어펜


이날 윤 원장은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금융사 종합검사 부활에 대한 자신감을 강력하게 표출했다.

윤 원장은 김종석 자유한국당 의원의 금융사 종합검사에 대해 과거와 다르다고 자신할 수 있냐는 질의에 대해 “자신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과거 진행된 종합검사는 저인망식으로 진행된다는 지적을 고려해 폐지됐던 것이라는 설명과 함께 “현재 금융사들의 피드백을 받아 제도를 꼼꼼히 보완했고, 잘 준비가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삼성생명의 종합검사와 관련해 즉시연금 사태가 결론이 날 때까지 검사를 하지 않겠다고 당장 약속하라는 호통에 대해서는 “약속하지 못하겠다”라고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아울러 "종합검사인만큼 즉시연금, 암보험 등 여러가지 문제들을 다 보겠지만 즉시연금만을 위한 종합검사는 하지 않을 것"이라며 "종합검사를 분쟁조정의 수단으로 사용하지는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후에도 정무위원들은 금융사 종합검사 필요성에 대해 집중포화를 이어갔다. 윤 원장은 지난해 국정감사 데뷔전에서 얼버무리거나 얼어붙었던 모습을 보여줬던 것과 달리 강한 어조와 명료한 문장으로 꼿꼿한 태도를 보여줬다. 

윤 원장은 종합검사가 금융사에 낙인을 찍을 수 있다는 비판에 대해선 "낙인효과는 있을 수 있다"고 인정하며 "반면 인증효과나 검증효과도 함께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금융사가 종합검사를 받은 이후)문제가 없다고 하거나 문제 발견 후 일정한 방식으로 치료되면 결과적으로 시중에 좋은 시그널을 줄 수 있는 긍정적 효과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진행된 국감 데뷔전에서 혼쭐이 난 모습과는 확연히 다른 태도다. 

윤 원장은 지난해 이어진 국감 데뷔전에서 부족하고, 불명확한 답변으로 정무위원들에게 거센 질타를 받은 바 있다. 

특히 미국 정부가 제기한 대북제재 관련 금융기관 컨퍼런스콜 요청을 둘러싸고 제대로 된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자 정무위원들은 윤 원장에게 30분 동안 답변을 위한 시간을 주자는 정회 건의까지 제안하기도 했다. 당시 현안을 명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윤 원장으로 인해 금감원의 면이 서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올해 윤 원장의 답변과 눈빛은 확연히 달라졌다. 지난해  "알고 있다", "동의한다"는 등 대안없이 짧게 답하던 모습과는 다르게 명확한 대안과 금감원의 현재 입장을 명확하게 표현했다는 평가다.

한 업계 관계자는 "윤 원장이 보다 노련한 모습을 보여줘 금감원의 위신을 세웠다"며 "이전 학자의 모습을 벗어나 금감원 수장의 역할을 제대로 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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