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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문재인정부, 한일관계 회복 왜 뒷전으로 미루나
승인 | 김소정 부장 | sojung51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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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9-03-27 18: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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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펜=김소정 기자]문재인정부에서 ‘외교의 다변화’를 내세우고 있지만 정작 전통적 우방국가에 대한 외교가 낙제점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유일한 동맹국인 미국과 유일하게 이웃한 민주국가인 일본에 대한 이야기다. 

남북관계를 추진하면서 미국과 한미동맹에 균열을 불러온 것은 물론 가까운 이웃인 일본과의 관계에서는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북한과 교류협력을 강조하는 문재인정부가 일본에 대해서는 비슷한 노력도 기울이지 않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일 간에는 역사적으로 묵은 갈등이 있지만 지난해 10월 대법원이 일본 신일철주금을 상대로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배상판결을 내리면서 재점화됐다. 한일 간 외교가 삐걱대면 우선 경제 단절이 큰 우려로 꼽히지만 국제외교에서도 우리가 입을 손해가 극심해질 수밖에 없다.
 
지난달 28일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될 가능성에 대해 한국정부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지만 일본은 사전에 알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작 당사자인 우리만 정보를 공유하지 못한 것은 동북아 안보정세에서 전통적인 한‧미‧일 3자협력 관계가 흐트러졌기 때문에 돌출된 문제로 지적된다. 

미국에서도 문재인정부가 비전통적인 상황을 초래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26일(현지시간) 미 상원 외교위에서 열린 대북정책 청문회에서 공화당의 코리 가드너 동아태소위원장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웡장의 태도에 변화가 없는데 미국은 동맹국들이나 행정부 협력이 없는 비전통적인 상황을 맞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0월 문재인 대통령이 유럽연합(EU) 주요 국가 순방 당시 문 대통령이 프랑스와 영국 정상과의 회담에서 조기 비핵화 유인책으로 대북제재 완화가 필요하다는 논리를 설파했지만 결국 실패한 이유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사전 훼방이 있었다는 것이 산케이신문 등을 통해 보도됐다.

진보정권인 문재인정부가 보수정권인 트럼프행정부나 우경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아베정권과 잘 맞고 안 맞고를 떠나 정부라면 국가이익을 우선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아프리카와 동남아의 많은 나라들이 식민지경험을 갖고 있지만 과거에 집착하기보다 미래를 지향하고 있다. 특히 베트남은 월남전 당시 한국군에 의해 많은 인명이 살상됐던 과거를 용서하고 문 대통령을 국빈 초청했다.

문재인정부가 북한 비핵화를 잘 해결하고 싶다면 한일관계도 요긴한 지렛대로 잘 사용할 줄 알아야 한다. 지난 9.19공동성명이 채택됐던 2005년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이 한창 진행되던 당시를 회고한 송민순 전 외교부장관의 ‘빙하는 움직인다’에는 미국과 다른 입장을 취하고 한국 편을 들어준 일본의 역할을 기록한 글이 있다.

북한이 모든 핵무기와 핵계획을 폐기하는 대신 경수로 제공을 요구했을 때 미국은 수용할 수 없다고 즉각 거부했다. 하지만 한국이 일본을 먼저 설득하는 전략을 폈고, 이후 일본은 경수로 조항이 필요하다는 쪽으로 분위기가 기울었다. 결국 중국까지 가세해 ‘적절한 시기에 경수로 제공 문제를 논의한다’는 문구를 포함한 합의서 초안이 만들어졌던 일이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오랜 외교 공직생활을 마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도 최근 관훈클럽토론에서 한일관계에 대한 질문을 받고 한일관계가 이렇게 나빴던 적은 없는 것 같다”며 “우리가 주변에 있는 나라와의 관계가 불편하다고 느껴지면 결과적으로 우리 국민이 다 피해를 입게 된다”고 조언했다.

반 전 총장은 “솔직히 말해서 개인적인 기분이지만 늘 일본이 미안해하는 감으로 우리와 대화하면서 우리가 좀 강하게 말하면 수용하는 자세로 외교가 이뤄졌다”며 “이렇게 우리가 도덕적으로 약간 우월감을 갖고 일본을 대하면서 일본이 그런 것을 받아들였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똑같은 전범국가인 독일과 일본의 반성 태도가 같지 않다는 것은 세계가 익히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자신들은 사죄할 만큼 했다고 하는 일본에게 언제까지 우리가 속 시원할 만큼 용서를 빌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북한인권 문제에는 늘상 침묵하는 청와대와 여권이 일본에는 국민감정을 건드리는 발언까지 예사로 하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지난달 “일왕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사죄해야 한다”고 한 것은 물론 여권은 툭하면 보수진영을 공격하면서 ‘친일파 프레임’을 씌우기 바쁘다. 이래서는 국익을 위해 일본과의 관계를 중요시하는 목소리가 나올 수 있을까. 우리 내부에서 커지는 반일감정은 일본에서 반한감정으로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뿐이다. 특히 정치권에서 한일관계를 악용하는 것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이다.

반일감정이 커질수록 일본의 우경화 속도도 빨라질 뿐이다. 반기문 전 총장의 말대로 속으로 미안한 마음이 있을 때에는 자제하던 것도 대놓고 두드려맞으면 오히려 엇나가고 싶을 뿐이기 때문이다. 이런 단순한 진리를 무시하고 문재인정부가 지속적으로 한미동맹을 경시하고 한일관계 회복에 무관심한다면 반미‧반일감정을 이용해 국민여론을 분열시킨다는 오해는 더욱 커지게 된다.

   
▲ 문재인 대통령(오른쪽)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사진은 지난 7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G20계기로 첫 정상회담을 연 모습./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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