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이사 이사회의장 분리…CEO들 실적개선·미래 성장동력 발굴 매진 전망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국내 핵심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책임경영’을 강화하며 위기탈출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 최고경영자(CEO)들이 사업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면서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는 모습이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올해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SK하이닉스와 LG디스플레이 등이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했다.

   
▲ 이석희 SK하이닉스 CEO 사장 /사진=SK하이닉스 제공

최근 대기업들은 이사회의 독립성 보장을 위해 대표이사직과 이사회 의장직을 분리하는 추세다. 이사회의 견제·감시를 통해 투명성을 확보하고, 경영진의 효과적 사업 수행이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일선 한국 CXO 연구소장은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 분리는) CEO가 부담을 덜고 경영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 경쟁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국내 IT기업들의 경영 시계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 수출 주력상품인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의 경쟁력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세트사업 역시 중국 등의 거센 추격에 긴장의 고삐를 조이는 상황이다.

통계로도 IT산업의 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우리나라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수출액이 127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9%가 줄었다. 월별 ICT 수출액 증감률(전년 동월 대비)은 지난해 11월부터 4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다. 감소 폭도 1.7%, 10.1%, 18.3%, 19.0% 등으로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불안감이 증폭되면서 IT기업들에게는 수익성 확보가 당면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급변하는 시장에 대응할 수 있는 효과적인 경영전략과 신사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CEO의 리더십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 분리된 IT 기업의 CEO들은 실적개선과 미래 성장동력 발굴에 더욱 매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는 투자를 성공적으로 진두지휘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이 지난 1월 CES 2019에서 고객사 전용 특별 전시관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LG디스플레이 제공

SK하이닉스의 이석희 CEO 사장은 반도체 불황 출구전략 수립과 용인반도체 클러스터에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인다.

우선 메모리 반도체 사업에서 이 사장은 본원적 경쟁력 향상을 추진할 계획이다. 공정 미세화와 수율향상을 통해 원가절감을 추진하는 한편 시설 확충을 통해 미래 성장기반을 확보하다는 계획이다. 

이 사장은 약 120조원을 투자해 4개의 반도체 팹(FAB)을 건설할 계획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를 통해 SK하이닉스의 ‘퀀텀 점프’를 기대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이천(본사기능과 R&D/마더팹 및 D램 생산기지)과 청주(낸드플래시 중심 생산기지), 용인(D램/차세대 메모리 생산기지 및 반도체 상생 생태계 거점)의 3각축을 구축해 중장기 성장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CEO 부회장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퍼스트 전략’을 더욱 공격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LG디스플레이는 OLED 생산량을 대폭 확대한다. 한 부회장과 회사가 정성을 쏟은 중국 광저우 8.5세대 OLED 패널 공장이 3분기부터 월 6만장 수준으로 양산을 시작한다. 이를 통해 월 13만장 수준으로 대형 OLED 생산량을 늘려, 지난해 290만대였던 판매량을 올해 400만대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파주의 10.5세대 P10라인도 계획대로 가동을 준비하고 있다.

아울러 LG디스플레이는 초대형 등 프리미엄 제품 및 크리스탈 사운드 OLED, 롤러블, 투명 디스플레이 같은 차별화 제품도 확대해 OLED를 핵심 승부사업으로 대세화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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