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CD 관련 이야기 한 적 없다”
박지원 “박영선이 이야기했다더라”
[미디어펜=김동준 기자]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성 접대 영상이 담긴 CD를 두고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다. 제3의 플레이어인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까지 등장하면서 사안은 더 복잡하게 진행되고 있다.

발단은 박 후보자의 지난 2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인사청문회다. 박 후보자가 “(국회 법사위원장 시절) 김 전 차관이 임명되기 며칠 전 황교안 (당시) 법무부 장관이 국회에 온 날, 따로 뵙자고 했다”며 “제보받은 동영상 CD를 꺼내 보였다”고 하면서부터다. 이후 박 후보자 측은 “CD를 보여준 것은 아니고, 갖고 있다고 말했다는 것”이라고 발언을 정정했다.

박 후보자의 이 같은 발언은 사실상 황 대표의 입장과 정면 대치되는 것이다. 황 대표는 그간 ‘김 전 차관은 검증 결과에 문제가 없다고 들어서 임명됐다’고 밝혀왔다. 그러나 박 후보자가 언급한 CD는 황 대표가 김 전 차관의 의혹을 어느 정도는 알고 있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다만 이는 박 후보자의 일방적인 주장일뿐 황 대표가 인지했는지는 불확실한 상태다. 황 대표 본인도 28일 기자들과 만나 “(법사위원장 시절) 박 후보자를 자주 만났고, 그 과정에서 여러 이야기가 있었는데 일일이 기억하진 못한다”며 “그런데 CD를 보고 관련 이야기를 한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자를 향해서는 “잘못했으면 잘못했다고 깨끗하게 이야기하는 게 낫다”고도 했다.

그러나 해당 CD를 박 후보자와 공유했다고 하는 박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황 대표가 사실상 CD의 존재를 알았을 것이라는 추측을 내놨다. 그 이유로 “(박 의원이) 저한테 전화로 낄낄거리면서 ‘황 (당시) 장관에게 이야기했더니 얼굴이 빨개지더라’ 그런 이야기를 했다”고 했다.

상황이 이렇게 흐르자 일단 한국당은 박 후보자를 상대로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민경욱 한국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박 후보자에 대해 국회에서의 위증, 허위사실 적시에 대한 형사상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를 동원할 것”이라며 “엄정한 법의 추상같은 결정을 통해 앞으로 다시는 국회를 거짓과 혐오, 음모로 오염시키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앞선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미경 최고위원도 “검사 출신으로 의문을 제기한다. 대체 당시 ‘김학의 동영상 CD’를 어떻게 입수한 것인지, 국회의원이 (수사 기밀을) 마음대로 받아서 볼 수 있느냐”며 “아니면 말고 식 허위사실 공격에 대해 엄하게 처벌해야 하고 당연히 고발할 것”이라고 했다.

   
▲ 27일 박영선 중소기업벤처부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선서식을 마치고 홍일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장 자리로 가는 모습./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