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 29일 '노동 정책' 주제로 기업경제포럼 개최
"'노동자=약자·고용주=강자' 이분법적 사고 경제 망쳐"
   
▲ 미디어펜이 29일 오전 10시 서울시의회 의원회관 8층 회의실에서 ‘기업 질식시키는 노동정책’을 주제로 제11차 기업경제포럼을 개최했다. /사진=미디어펜

[미디어펜=조우현 기자]문재인 정부의 잘못된 노동정책으로 기업의 창의적인 경영 활동이 위축되고, 이에 따라 고용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진단이 제기됐다. 정부가 근로자는 약자, 고용주는 강자라는 이분법적 사고에 바탕해 정책을 편 결과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박기성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29일 서울시의회 의원회관 8층 회의실에서 개최된 제11차 미디어펜 기업경제포럼 ‘기업 질식시키는 노동정책에 발제자로 참석해 “최근 2년 사이에 모든 연령대에서 농림어업 취업자 수가 늘어났다”며 “지난 1999년 외환위기 때도 농림어업 취업자 수가 증가했었다. 외환위기 때에 준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박기성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가 29일 오전 10시 서울시의회 의원회관 8층 회의실에서 열린 제11차 미디어펜 기업경제포럼에 참석해 발제를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박 교수는 “농림어업 취업자 수는 증가했지만 핵심 노동력인 30~40대 취업자 수가 24만3000명 감소했다”며 “우리나라가 농업국가로 가는 것도 아니고 기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농림어업 취업자 수 증가는 서비스업이나 제조업에서 떠밀려서 증가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며 “취업자 수 감소는 최저임금 고용 감소, 근로시간 단축,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정책 등 잘못된 노동정책에 기인한다”고 비판했다.

박 교수는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정규직은 유리하지만, 임금 인상으로 근로시간이 줄거나 고용에서 떨어져 나가거나 잠재적 취업자에겐 불리할 수밖에 없다”며 “하위 20%의 소득이 실제로도 매우 안 좋아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또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정책으로 노동비용이 연 8조4000억원 증가했고, 협력업체 신규채용 통한 고용 세습, 채용비리 생겼다”며 “뿐만 아니라 이 같은 정책으로 ‘빈 강의실 전등 끄기’, ‘버스정류장-법원 안내하기’ 같은 단기 일자리가 5만9000개 늘었다”고 꼬집었다.

박 교수는 “이 같은 현상을 타파하기 위해 근본적인 노동개혁이 필요하다”며 “통상임금 범위 축소, 파업 중 대체근로 인정, 제조 업무 등 파견근로 자유화, 사무직 초과근로 면제 등의 정책을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남성일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가 29일 오전 10시 서울시의회 의원회관 8층 회의실에서 열린 제11차 미디어펜 기업경제포럼에 참석해 발제를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토론자로 참석한 남성일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노동시장에서 정부는 공정한 규칙 제정자가 돼야 하는데 문재인 정부는 그렇지 않다”며 “문재인 정부는 근로자는 약자, 선이고 고용주는 강자이면서 잠재적 악이라는 이분법적 사고에 바탕한 정책을 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업은 돈을 사내유보금을 쌓아놓고 풀지 않는다는 인식, 때문에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해 근로자의 소득을 올려 소비를 촉진시키고 성장을 도모한다는 논리를 정책으로 구현할 수 있는 것”이라며 “그러나 근로자와 기업은 대결자가 아닌 동반자”라고 말했다.

남 교수는 “나아가 정부는 규칙제정자나 심판 위치를 넘어 직접 뛰는 선수 역할까지 하려고 한다”며 “비정규직을 없앤다고 공공부문의 직접고용을 대폭 늘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공부문은 가치를 창조하는 부문이 아닌 민간이 만든 가치를 나눠먹는 부문이므로 이는 인력측면에서 민간의 가치창출 능력을 약화시킬 뿐 아니라 일하지 않으면서 놀고먹는 도덕적 해이만 부추긴다”고 비판했다.

   
▲ 김승욱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가 29일 오전 10시 서울시의회 의원회관 8층 회의실에서 열린 제11차 미디어펜 기업경제포럼에 참석해 발제를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승욱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잘못된 노동정책이 계속 되면 기업은 해외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며 “세계 3위 자동차부품업체인 콘티넨탈그룹의 자회사 콘티네크플루이드도 4년 넘게 검토했던 충남 천안시 공장 신설 투자를 지난해에 최종 포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뿐만 아니라 최저임금 인상으로 취업자 수 증가폭은 떨어지고, 불법 체류자는 35만명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를 이뤘다”며 “이렇게 되면 국내 취약계층 일자리는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지난해 취업자 수는 인구요인을 감안해도 20만 명 정도 늘었어야 정상”이라며 “그럼에도 비정규직은 되레 3만6000여 명이 늘었고, 직장에서 밀려 자영업으로 전업한 인구가 늘었다”고 꼬집었다.

   
▲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가 29일 오전 10시 서울시의회 의원회관 8층 회의실에서 열린 제11차 미디어펜 기업경제포럼에 참석해 발제를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최준선 교수는 우리나라 노동 법률을 '갈라파고스 제도적 성격을 띠고 있다”고 규정했다. 그는 “노사 관계는 신분적 지배관→사용자 우위단계→노사대등관계→경쟁 지향적 단계 등 4단계로 이루어지는데 우리나라는 현재 3단계에 와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언젠가는 한국도 제4단계인 노사협조단계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 시기는 매우 가까운 시일 내에 도래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그 이유에 대해 “우울한 전망이지만 한국은 머지않아 산업 자체가 붕괴될 전망된다”고 우려했다.

“붕괴된 산업체에서는 사측에 협조하지 않고서는 노동이 설 자리를 잃어버릴 것이 틀림없고, 노조도 존재할 수 없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최 명예교수는 “파업기간 중 대체근로 금지, 제조업 파견근로 금지, 통상임금 범위 확대를 포함해 갈라파고스 법규가 10건도 넘는다”며 “한국 노동법률은 현재 복마전에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현진권 자유경제포럼 대표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포럼에는 박기성 성신여대 경제학부 교수가 발제자로 참석했다. 또 김승욱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 남성일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가 토론자로 참석했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