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돈을 빌려 주식을 거래하는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올해 들어서만 1조원 가까이 불어났다. 이들 자금의 대부분은 코스닥으로 흘러갔지만,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수익률은 좋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우려의 시선이 확산되고 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을 매매하는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올해 들어서만 1조원 넘게 불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7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10조 4018억원으로 연초 대비 1조 463억원(11.1%) 늘었다.

   
▲ 사진=연합뉴스


1조원 넘게 불어난 신용융자는 대부분 코스닥 시장에 투입됐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연초부터 지난 28일까지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신용융자잔액은 4조 8066억원에서 4조 8682억원으로 1.2%(616억원) 늘었을 뿐이지만 코스닥은 4조 5489억원에서 5조 5536억원으로 22%(1조 47억원) 급증했다. 늘어난 신용융자잔액의 94.1%가 코스닥으로 흘러간 셈이다.

문제는 개인 투자자들이 집중적으로 투자한 코스닥 종목들의 수익률이 좋지 못했다는 점이다. 지난 28일 장 마감 기준으로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매수(금액 기준)한 5개 종목은 신라젠, 펄어비스, 아난티, 셀리드, 에스엠 등이었다. 이들 종목 전부가 연초 대비 주가가 떨어졌다.

반면 같은 기간 개인이 가장 많이 팔아치운 5개 종목인 바이로메드, 서울반도체, 파트론, 아프리카TV, CJ ENM 등은 모두 연초 대비 주가가 올랐다. 신용거래를 시도하며 적극적인 투자 포지션을 취한 개미(개인 투자자)들의 상당수가 손해를 봤음을 유추할 수 있는 부분이다.

시장이 본격적인 침체기에 진입할 경우 신용거래융자는 개인 투자자들의 심각한 리스크가 될 수 있다. 신용거래융자 금리는 은행의 담보대출이나 신용대출 금리를 크게 상회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지난 2월을 기준으로 국내 증권사 21곳의 신용거래융자 이자율 평균은 7.43%(대출기간 1개월 기준) 수준이다. 제1금융권 이자를 크게 상회함은 물론 상당수 종목들의 올해 주식 수익률보다도 높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들어 시장상황에 비해 신용거래융자가 상당히 빠르게 증가하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시장 상황이 지금보다 나빠졌을 경우 주식시장 전체를 위협하는 리스크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각별한 유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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