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아 4월호 기사로 청문회는 불가” 표명

고흥길 국회 문방위 위원장은 15일 전체회의에서 여야를 눈치보느라 진땀을 뺐다. 14일 전체회의에서 민주당측 집중 공격과 한나라당 원내대표 출마 여부가 겹치면서, 양쪽을 조율하느라, 조심스러운 발언들에 신경쓰는 모습이었다. 진성호 의원과 최문순 의원간 설전에서도, 고흥길 위원장은 양측을 적절히 중재했다.



문방위 한나라당 간사 직무대행인 최구식 의원이 “신동아 4월호 기사로 청문회를 여는 것은 안된다”면서 “MBC 사태는 MBC 자체적으로 해결하고, 정부 사법기관에서 진실을 규명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국회가 나서서 하는 것은 야당이 정치에 이용하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청문회 부당성을 주장했다.

이러한 주장은 최문순 민주당 의원의 청문회 요청 의사발언때문에 나왔다.

최문순 의원은 “쪼인트 발언은 방송역사상 가장 추악한 스캔들로 규정한다”면서 “그 내용이나 표현방식 이런 것들이 나라 전체가 아주 부끄럽게 만들었으며, 현재 MBC 노조가 파업에 들어가 있고, 국가를 구성하는 기간방송이 현재 마비 상태에 있어서 그 진상 조사를 위해서 국정조사 및 청문회를 열어달라고 요구했는데, 열려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좌측에서) 최구식 의원과 진성호 의원
▲(좌측에서) 최구식 의원과 진성호 의원


또 최문순 의원은 “현재 김우룡 이사장은 해외 도피중에 있고, 김재철 사장은 회사에 들어오지 않고, 행방불명 상태로 떠돌이로 밖을 돌아다니고 있어서, 수습하려는 책임자들이 없는 상태에서 파업이 장기화될 우려가 있는데, 국회도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간사인 전병헌 의원도 최문순 의원의 의사발언에 협력했다. 전 의원은 "고흥길 위원장님이 상반기 문방위 위원장을 마치고 한나라당 원내대표를 출마하려고, 한나라당측 편만 들면 안된다"고 서두를 꺼냈다.

전병헌 의원은 “국회법상 청문회 요구는 쉽게 할 수 있고, 국민적 의혹이 있는 사건에 대해서는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 국회가 나서야한다”면서 “국회에서 MBC 사태의 본질을 밝히는 것을 외면하는 것은 국민에게 죄를 짓는 것이다”고 비판했다.

또 전병헌 의원은 “언론자유의 문제는 여야를 떠나, 국민적 기본권의 문제다”면서 “큰 집의 실체가 무엇인지, 조인트의 상처는 얼마나 큰지, 청소의 범위는 어느 정도인지, 청소상태는 양호했는지, 빗자루는 무슨 빗자루를 사용했는지 그 실체적 진실을 밝혀야한다”고 말했다.

또 전병헌 의원은 “나경원 한나라당 간사가 공석인 가운데, 직무대행인 최구식 간사와 여러번 얘기했지만, 벽을 보고 얘기하는 기분이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최구식 의원은 “신동아 4월호 기사는 사실이 상당히 과장됐다고 본다”면서 “김우룡 이사장의 말하는 어투가 평소 과장하기도 하고, 당시 인터뷰가 있었던 상황이 큰 사건이 있었던 직후로 짐작하는데, 그것은 상당히 흥분된 상태인 것이며, 뒷풀이 정도로 말했던 것을 신동아 4월호가 과장보도를 한 것으로 해석한다”고 일축했다.

또 최구식 의원은 “MBC 내에 무슨 정상적이지 못한 절차가 있다면, MBC 자체적 절차와 진실을 규명하는 정부기관이 있는데, 왜 국회가 나서야하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최구식 의원의 발언에 대해 전병헌 의원이 발끈했다.

전 의원은 “신동아 4월호 때문에 청문회를 요구하자는 것이 아니다”면서 “지난해 12월에 최시중 위원장이 MBC 장악 음모 발언을 했던 것부터 시작해서, 방문진 이사장의 사장의 인사권 개입, 엄기영 사장이 강제로 쫓겨난 사태가 결국 MBC 총파업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최문순 의원도 최구식 의원을 정면에서 비판했다.

최문순 의원은 “신동아 4월호 기사를 뒷이야기 정도로 풀이하는 최 의원의 발언은 신동아 기자에 대한 모독이다”면서 “정식 취재로 김우룡 이사장과 인터뷰를 진행했던 것이고, 그 인터뷰에서 청소부, 좌빨, 빗자루, 쪼인트의 발언들이 쏟아졌던 것이다”고 강조했다.

진성호 한나라당 의원이 최구식 의원 편에서 청문회 부당성을 주장했다.

진성호 의원은 “일간지도 아닌 잡지의 제목만 보고서 청문회를 개최한다면, 100개 이상의 청문회를 열어야한다”면서 “신동아 4월호 기사 제목은 매우 선정적이고, 보는 시각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며, 정치는 파트너로 이뤄져있기 때문에 청문회 개최 여부는 여야 간사의 합의에 달렸다”고 말했다.

또 진성호 의원은 “신동아 4월호가 사실이라면, 그것은 심각한 문제이지만, 잡지 성격상 과장된 면이 많다고 본다”고 했다.

이에 대해 최문순 의원이 “일간지도 아닌 잡지라고 발언한 것은 부적절하다”면서 “그 발언은 취소해주길 권고한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신동아 4월호는 수차례에 걸쳐 확인과 확인의 과정을 거쳐, 편집회의를 진행하면서, 기사화된 것이다”면서 “그것은 겁박도 아니고, 자유로운 진술에 의한 것이며, 거의 사실에 가깝다”고 말했다. 또 최의원은 “진성호 의원의 발언은 거의 사실에 가까운 신동아 편집진의 진실성을 외면하는 발언으로, 취소해주길 권고한다”고 못을 박았다.


진성호 의원은 어떤 말도 하지 못했다. 최구식 의원도 반박하지 않았지만, MBC 진상조사 청문회 개최는 한나라당측 거부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