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창원성산 보선이 리더십 유지 기점
황교안 향한 ‘김학의 공세’ 장기전 될 수도
[미디어펜=김동준 기자]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리더십이 내우외환 상태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로부터 터져 나온 ‘김학의 CD’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고,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그간 겪어온 당 내홍이 사실상 곪아 터진 양상이라서다.

다만 ‘범보수’로 분류되는 두 정당 대표가 벼랑으로 몰릴수록 보수통합 가능성이 커진다는 관측도 나온다. 바른미래당 일부가 한국당에 흡수되는 식의 통합이 일어날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앞서 선거제 패스트트랙 국면에서 내홍이 다시 불거진 바른미래당은 손 대표를 ‘찌질’하다고 언급한 이언주 의원 이후 극단적인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특히 당에서는 징계까지 거론하고 나섰지만, 이 의원은 “창원성산에서 10% 지지를 얻지 못하면 손 대표는 즉각 물러나라”고 맞받았다. 4·3 창원성산 보궐선거에 ‘올인’하고 있는 만큼 결과물이 없으면 정치적 책임을 지라는 얘기다.

이 의원이 창원성산을 언급하고 나선 것은 손 대표의 의표를 찌른 것으로 해석된다. 당장 당선 확률이 떨어지는 곳에 정치적 승부수를 던진 점을 비난함과 동시에, 선거에서의 승리보다는 일정 수준의 득표율을 얻어 자신의 리더십을 증명하고자 하는 손 대표의 속내까지 지적한 것이다.

그러나 손 대표의 생각대로 선거전이 흐를 가능성은 적다. 정의당 여영국 후보와 한국당 강기윤 후보의 2파전으로 양분된 구도 속에서 바른미래당의 지위는 자칫 창원성산에서 입지를 다져 온 민중당에게도 밀릴 수 있는 상황이다. 즉, 보궐선거 이후 손 대표 리더십도 흔들릴 공산이 크다. 

손 대표 리더십에 흠결이 생기면 바른미래당도 와해 수순으로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비상대책위원회가 출범하더라도 지금껏 겪어온 내홍을 봉합하기란 힘들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한 바른미래당 의원실 관계자는 “창당 초반부터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출신은 남남이었다”고 했다.

바른미래당이 와해될 경우 결국 당내 일부 의원들의 선택지는 한국당이 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따른다. 검찰의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건 재수사가 본격화됐고, 박 후보자 인사청문회 이후 황 대표에게 직접적인 불똥이 튀면서 한국당도 국면전환용 카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김 전 차관 사건이 장기화 국면으로 들어감과 동시에 여권발 ‘김학의 특검’ 얘기까지 나온다는 점도 보수통합 가능성이 절실해지는 이유와 맞닿는 부분이다. 야권 관계자는 “하다 못해 의석수 싸움이라도 제대로 해보려면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합치는 게 맞을 것”이라고 했다.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오른쪽)는 지난달 28일 오후 국회에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를 예방했다./자유한국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