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북한의 경의선과 동해선 등 철도 및 도로 상태가 상당히 낙후됐으며, 특히 경의선 일부 교량 중에는 일제시대이던 110년 전에 만들어진 것을 아직까지 운영하고 있는 사실이 드러났다. 

정부는 29일 지난해 경의선·동해선 철도(11월30일~12월17일)와 경의선 도로(8월13~20일) 북측 구간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가능한 빨리 정밀조사를 거쳐 금년 중 새롭게 설계작업을 착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가 최근 국회 소관 상임위와 예결위 등에 보고한 자료에 따르면, 북한 철도 및 도로의 전반적인 시설 상태는 지난 2007년 조사와 크게 차이나지 않았다. 

다만 12년이 지난 만큼 시설물 노후화가 심해졌고 이를 점검하기 위해 터널 및 교량 등 구조물 안정성 검토가 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특히 교량 문제는 더 심각했다. 경의선 철로는 70년~110년, 동해선 철고도 60년~100년된 철교가 여전히 운영 중이었다. 터널부 역시 콘크리트가 없거나 누수가 심했고 이마저도 배수가 불량해 물이 고여있는 경우가 여럿 발견됐다. 

내벽 강도부족도 의심됐다. 터널은 또 단면적이 좁아 속도 향상이나 전철화시 제약도 우려됐다. 역사 등 건물은 외부 도장상태는 전반적으로 양호했지만 역사 내 승객 편의시설은 부족했다. 

경의선 역사 중에는 개성, 사리원, 평양, 신안주, 정주, 신의주역이 긴 역사의 2층 이상인 대규모역이었고 동해선의 경우에는 원산, 고원, 함흥, 경성, 단천, 김천, 청진역 등이 이에 해당됐다. 

경의선·동해선 모두 레일 및 침목에서 전체적인 노후화가 확인됐다. 다만 평양-단둥 노선은 국제열차나 화물열차 운행이 많이 비교적 선로가 양호했다. 

동해선도 라진-두만강 노선은 러시아와 합작으로 지난 2013년 개통된 노선이어서 상태가 좋았다. 북측 철로는 일부 구간에서 전력을 사용했는데 대부분은 디젤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했다. 

이마저도 직류 3000V를 써 교류 2만5000V를 사용하는 남측과 차이를 보였다. 북측은 남측의 교류 전력 활용에 관심을 표명하기도 했다. 직류방식은 특성상 전력 손실 등에 단점이 있다. 

전반적으로 낙후 정도가 심하다 보니 운행 속도는 시속 30~50km에 불과했다. 평양 이북 지역에서 그나마 속도가 나왔고 개성-사리원 구간은 운행 속도가 시속 10~20km에 불과했다. 

차량 역시 대부분 70년대 도입된 것으로 예상될 만큼 낡았다. 개성-평양간 고속도로 161km 구간의 사정도 비슷했다. 

사면은 낙석의 우려가 보였고 배수시설, 교량, 터널 등에서는 균열이 흔하게 발견됐다. 특히 터널은 방수시설을 설치하지 않아 습도가 높아 노후화 정도가 심했다. 

조명 상태가 불량한 데다 이마저도 야간에만 사용했지만 밝기가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 도로 전반에 피로균열이 발생해 덜컹거림이 발생할 여지가 있었고 진출입로 중에는 일부 방향이 연결되지 않기도 했다. 

표지판 숫자도 부족했고 이마저도 시인성이 불량했다. 휴게소는 개성-평양간 1개소가 설치돼 있었지만 편익시설이 턱없이 부족했다. 비상주차 등을 위해 마련된 주차장에는 화장실 설치도 돼 있지 않았다. 

통일부 당국자는 “경협 유상지원은 실제 공사에 들어가는 것인데 일단 예산을 잡아놨다”며 “남북관계가 빠르게 진전돼 좋은 상황이 된다면 공사까지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섣불리 말하기 어렵지만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설계 완료까지는 아니더라도 설계 시작은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남북 철도 공동조사단이 지난 2018년 12월8일부터 열흘에 걸쳐 동해선 북측 철도 구간을 조사하고 17일 귀환했다. 사진은 철도 공동조사단이 함경남도 풍례터널을 조사하는 모습. 풍례터널은 단천~김책간 지역에 있는 일신역~만춘역 사이에 있는 터널이다./통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