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홈플러스 리츠 상장 철회 등 악재가 겹치면서 침체가 예상됐던 올해 1분기 기업공개(IPO) 시장이 중소형 상장주들의 연이은 흥행으로 예상외의 선전을 거뒀다. 2분기 이후에도 몇몇 중소형 바이오 기업들이 코스닥 추진을 앞두고 있어 상황은 나쁘지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IPO 시장이 전년 대비 성장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컨설팅업체 IR큐더스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IPO 공모 규모는 78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나 성장했다. 심지어 신규상장 기업 숫자는 전년 대비 2개사 감소한 12개사를 기록했다. 즉, 신규상장 건수는 줄었지만 대부분이 흥행에 성공하며 시장규모를 키웠다는 얘기다. 

   
▲ 사진=연합뉴스


상장 현황을 보면 에코프로비엠(1728억원), 현대오토에버(1684억원), 지노믹트리(1080억원), 천보(1000억원) 등 총 4개사가 공모규모 1000억원 이상을 기록하며 전체 파이를 키웠다. 작년 1분기에는 애경산업이 유일하게 공모규모 1978억원을 기록하며 1000억원을 넘긴바 있다.

상장 이후의 흐름도 좋았다. 일단 올해 1분기 상장기업 대부분이 수요 예측에서부터 시장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했다. 이에 의료기기 업체 이노테라피를 제외한 총 11개 기업이 희망 공모가 밴드 상단 이상으로 가격을 결정할 수 있었다. 노랑풍선, 셀리드, 에코프로비엠, 지노믹트리, 현대오토에버 등 1분기 전체 상장 기업의 42% 수준에 달하는 5개사는 공모가 희망밴드 상단을 초과한 가격으로 시장에 입성했다.

현재까지의 주가도 대체로 안정적이다. 지난달 29일 종가를 기준으로 했을 때 신규상장된 12개사 중 10개사의 주가가 공모가 대비 상승했다. 이노테라피(-3.9%)와 지노믹트리(-0.7%) 정도의 주가가 하락했지만 낙폭은 크지 않았다. 의료정보시스템(HIS) 개발업체 이지케어텍의 경우 공모가 대비 주가가 무려 115.5% 올랐다.

1분기 IPO 시장의 선전은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은 부분이다. 올해 초 공모금액 1조 5650억~1조 7274억원으로 가장 큰 기대를 모았던 홈플러스 리츠가 코스피 상장을 전격 철회하면서 시장 전체의 분위기가 침체되는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현대오일뱅크, SK인천석유화학 등의 상장도 불투명해지며 올해 전망을 어둡게 만든 터였다.

현 시점에서도 공모규모 1조원 이상의 대형 IPO를 단기간 내에 기대하기는 어려운 게 사실이다. 단, 공모규모 1000억원 내외의 중소형 기업들이 1분기처럼 선전해 준다면 시장 전체의 흐름은 나쁘지 않은 상태로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생겨나고 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소 IPO 예정 기업들의 경쟁률, 주가수익률 등이 굉장히 좋은 편”이라고 전제하면서 “중소사 위주의 상장기업 수가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코스닥의 경우 2분기에도 중소형 기업들의 꾸준한 상장이 예상된다”면서 “아직까지는 당초 예상에 비해 시장 상황이 나쁘지 않은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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