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원장 직무대행자로서 약간 오버한 듯

16일 국회 문방위 법안심사소위원회는 예정시간보다 1시간 늦은, 11시에 시작했다. 소위원회 직무대행자로 한선교 의원이 중앙에 앉았다. 강승규 의원, 전병헌 의원, 변재일 의원이 각각 참석했고, 민주당 의원들은 가슴에 애도를 표시한 ‘검정 리본’을 꽂았다.

회의가 개회되기 전, 전병헌 의원이 말을 꺼냈다. 정치적 발언이었다. 전 의원은 “천안함 침물이 북한의 소행이 아니라면, 국방부 장관의 책임이지만, 북한의 소행으로 밝혀진다면, 정부 내각이 사퇴할 사안이다”면서 “공격을 당했으면서, 공격지점도 파악 못하고, 누가 공격했는지조차 모른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고 주장했다.

이에 강승규 의원이 “공격한 쪽은 뭐냐”고 묻자, 변재일 의원이 “공격한 쪽은 죽일 놈이고, 공격을 방어하지 못한 것이 말이 되느냐. 국방부 예산이 왜 있느냐”고 따졌다. 웃으면서 주고받은 대화이지만, 향후 천안함 침몰 진상규명과 관련해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첨예한 대립이 드러난 대화였다.

한선교 의원이 갑자기 “정치적 얘기가 많으니까, 기자들은 나가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 언론사 기자가 강제로 퇴장했고, 나에게도 퇴장할 것을 요구하자,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정치적 발언들이 한창 진행될 때는 기자들에게 있게 하고, 정치적 발언이 모두 끝나고 회의가 진행되는 그 순간에 “정치적 내용이 있으니까 기자들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발언한 한선교 의원의 권한의 책임성에 대해서, 담당 행정관에게 물었다.

문방위 관계자는 “소위원장에게 기자들에게 나가달라고 요청할 권한이 있고, 소위원회는 원래 기자들이 참석하지 않았었는데, 최근 공개된 것이 있다”고 답변했다. 이에 “오늘 회의가 비공개인지, 정치적 발언 때문에 잠시 자리를 비켜달라고 한 것인지, 현재도 정치적 내용이 오고가는지 확인해주길 요청한다”고 말하자, 그 관계자가 소위원회에 들어가서 의견을 제시했고, 곧이어 비공개 회의는 공개로 전환됐다.

그런데 참 황당한 것은, 앉자 마자 “오늘 이정도만 논의하고, 마칩시다”고 한선교 의원이 말했고, 그냥 그렇게 회의가 끝났다.

소위원회에서 주고받는 정치적 대화가 회의를 비공개로 전환할 사안이 되는 지 묻고 싶은 부분이다. 이에 대해 A언론사 국회 출입 기자는 “한선교 의원이 오늘 소위원장석에 앉다보니, 오버한 것 같다”면서 “공개회의를 비공개로 할 만한 사안은 아니다. 국회의원들의 발언 자체가 정치적일 수 밖에 없는데, 정치적 얘기를 나눠야하니까 기자들에게 나가달라고 하는 것은 무리수가 따른다”고 말했다.

이날 논의하기로 예정된 미디어렙법은 5월 초쯤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기로 여야간 합의를 했고, 게임산업법과 지역신문발전법도 함께 논의하기로 잠정 결정됐다. 한 선교 의원은 “지난 2년간 미디어법때문에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한 일이 없다”면서 “이번 상반기에 미디어렙법만은 통과되도록 해야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19일 국회 문방위 전체회의에서는 KBS의 업무보고가 있고, MBC 및 기타 방송기관에 대한 업무보고는 현재 MBC 청문회가 여야간 합의가 되지 않고 있어, 잠정 보류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