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삼성 최충연(22)과 롯데 장시환(32)이 각각 시즌 두번째 선발 출격한다. 지난해까지 주로 불펜투수로 뛰었던 둘은 올해 팀 사정에 따라 선발 전향을 시도하고 있다.

최충연은 오늘(2일) KIA와 대구 홈경기에, 장시환은 SK와 인천 원정경기에 선발로 나선다. 개인적으로도, 팀을 위해서도 중요한 선발 등판이다.

공교롭게도 둘은 지난 27일 사직경기에서 시즌 첫 선발 등판해 맞대결을 벌였다. 둘 다 실망스런 피칭이었다.

최충연은 3이닝만 던지고 물러났다. 삼성이 7-3으로 리드하고 있었지만 4회에는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1회 선취점을 내줬고 3회에는 채태인에게 솔로홈런을 맞은 뒤 3연속 안타로 추가실점했다. 여유있는 점수 차 리드에도 삼성 벤치는 최충연으로 계속 끌고가기 힘들다고 판단해 불펜을 일찍 가동했다. 이날 경기는 삼성 타선이 24안타(8홈런)를 폭발시키며 23-4로 대승을 거뒀다. 최충연이 조금만 더 버틸 힘이 있었으면 손쉽게 선발승을 따낼 수 있었지만 그러지 못했다.

   
▲ 사진=삼성 라이온즈, 롯데 자이언츠


장시환은 더욱 나빴다. 2회까지는 무실점으로 잘 넘겼지만 3회 한꺼번에 무너졌다. 이학주에게 투런홈런을 맞고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후 2아웃을 잡아놓고 연속안타와 볼넷으로 만루를 채운 뒤 김헌곤에게 다시 그랜드슬램을 허용하며 한 이닝 2개의 홈런을 맞고 6실점이나 했다. 이후에도 볼넷과 안타, 폭투로 2사 2, 3루의 추가실점 위기가 이어지자 롯데 벤치는 하는 수 없이 투수 교체를 해야 했다. 차재용이 구원 등판해 이닝을 끝내줘 장시환의 실점이 더 늘어나지 않은 것이 다행이었다.

첫 등판에서 최충연은 3이닝 5피안타(1홈런) 4볼넷 3실점을, 장시환은 2⅔이닝 6피안타(2홈런) 3볼넷 6실점을 기록했다. 팀의 대승에도 최충연은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고, 장시환은 패전을 안았다.

오늘 두번째 등판에서 둘은 분명 더 나아진 피칭 내용을 보여줘야 한다. 특히 선발 자리를 지키려면 이닝 소화력을 증명해야 한다. 선발투수가 3이닝, 2⅔이닝만 던지고 물러나면 팀분위기에 미치는 영향도 그렇고 불펜진에는 엄청난 과부하가 걸리게 된다.

삼성과 롯데의 상황도 두 선발투수의 호투가 절실하다. 삼성은 지난 주말 두산과 3연전을 모두 내주며 3연패에 빠져 있다. 최충연이 앞장서 연패를 끊어주는 역할을 해내야 한다. 

롯데는 3월 31일 LG전에서 9회초까지 5-2로 앞서다 마무리 손승락이 9회말 3실점하며 동점을 허용했고, 결국 연장 10회 끝내기 역전패를 당했다. 아쉬운 패배의 기억을 떨쳐내려면 그 다음 경기 승리가 특효약이다.

그런데 최충연과 장시환 모두 만만찮은 상대를 만났다. 선발 맞대결 상대가 윌랜드(KIA), 박종훈(SK)이다. 윌랜드는 데뷔 등판이었던 27일 한화전에서 6이닝 3실점(2자책) 호투로 승리투수가 됐고, 박종훈은 27일 LG전에서 5이닝 무실점 쾌투를 했으나 승리투수는 되지 못했다.

삼성과 롯데는 아직 선발진이 완성되지 못했다. 기대를 갖고 선발 전향시킨 최충연과 장시환이 연착륙을 하지 못한다면 시즌 구상이 처음부터 흐트러진다. 좋은 구위를 갖고 있기에 선발 기회를 얻은 둘이다. 자신의 입지를 확보하려면 2경기 연속 일찍 무너지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마운드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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