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호 국토부 장관 후보자, 다주택자 논란 등에 지난달 31일 자진 사퇴
이미 마음 떠난 김현미 현 장관이 가을 이후까지 국토부 맡을 가능성도
[미디어펜=홍샛별 기자]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달 31일 자진 사퇴함에 따라 국토부가 혼란에 빠졌다. 

   
▲ 지난달 2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듣는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사진=연합뉴스


청문 과정에서 다주택 투기 의혹 및 딸·사위 꼼수 증여 등으로 도마 위에 올랐던 최 후보자는 이날 자신을 둘러싼 다수의 부동산 관련 의혹을 이겨 내지 못하고 “그동안 성원해 주신 모든 분들게 깊이 감사드린다”는 짧은 입장문을 내놓고 물러났다. 장관 후보자가 된 지 24일 만이다. 

국토부 장관 후보자가 청문 과정에서 낙마한 것은 전례를 찾기 어려운 만큼 국토부 공무원들이 받은 충격은 컸다. 한 달 남짓 인사 청문회에 매달려 온 터라 그 충격은 쉽사리 가시지 않을 전망이다. 

뒤숭숭한 분위기에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추스르기에 나섰지만 어수선한 분위기를 바로 잡기에는 역부족인 모습이다.

내년 총선 출마를 앞두고 일찌감치 당 복귀를 준비하고 있던 김 장관 역시 최 후보자 낙마로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당분간 1기 내각을 맡았던 김현미 현 장관 체제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김 장관이 가을 이후까지 국토부를 맡을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레 제기되는 상황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후임 장관을 의식해 단기 과제만 보고받았던 김 장관이지만, 지난 1일 오전 간부 회의에서는 장기 과제를 비롯한 주요 현안을 집중 점검하며 조직 기강 잡기에 나섰다.

문제는 이미 내년 총선 출마를 염두에 둔 김 장관이 오롯이 직무에 전념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김 장관은 최근 국무회의에서 이임이 예정된 각부 장관들과 함께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작별 인사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김 장관이 내년 총선에 불출마하는 쪽으로 서둘러 노선을 정하지 않는 이상 어중간한 상태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는 신임 장관이 임명되기 직전까지 어수선한 분위기가 수개월 지속될 수 밖에 없다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도 고민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다주택자의 투기 수요를 집값 불안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수요 억제에 총력전을 펼치는 상황에서, 해당 정책을 총괄하는 국토부 수장이 다주택자 논란으로 사퇴한 까닭이다.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최 후보자의 다주택자 논란부터 청와대 대변인의 재개발 상가 투자 의혹까지 더해지며 수요자들을 사이에서는 정부가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식의 주택 정책을 펴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면서 “향후 국토부가 펼치는 정책을 국민이 얼마나 수용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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