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기불안, 미국 증산 등 제약요건 많아 박스권 움직임 전환 소지”
   
▲ [사진=연합뉴스]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국제유가가 지난해 11월 7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북해산 브렌트유는 배럴당 70달러에 육박, 향후에도 이런 상승세가 지속될 지 관심이 쏠린다.

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6%(0.99달러) 상승한 62.5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로써 사흘 연속 오른 WTI 가격은 '지난해 11월 7일 이후 6개월 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작년말과 비교하면 32.4%, 3월말보다는 5.1% 각각 올랐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5월물 브렌트유 가격은 이날 오후 3시 50분 현재 전날보다 0.65%(0.45달러) 높은 69.46달러에 거래되고 있어, '70달러 선에 육박'했다.

산유국인 이란에 대한 미국의 추가 제재가 예상되는 가운데, 공급 측면에서의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상승세를 이끌었다.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 가격도 지난달 29일 현재 배럴당 67.61달러에 달했다.

브렌트 유가는 2018년 말 대비 27.1%, 두바이 유가는 29.1% 각각 높아졌다.

현재 시장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석유수출국기구(OPECD)의 감산 의지와 러시아의 성실한 감산 이행 약속'이 유가 강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2월 중 OPEC의 감산이행률은 105.5%로 목표를 '초과달성'했으며, 사우디는 감산목표인 일일 -32만 2000배럴을 대폭 상회하는 -54만 6000배럴을 감산했다.

사우디는 이달까지 생산량을 하루 1000만 배럴(2월 1008만 배럴) 이하로 줄일 계획이다.

미국의 '이란 제재 축소 가능성'도 강세에 힘을 보태고 있다.

반면 '세계 경기불안 심화', 미국의 'OPEC 반 독점 법안' 논의, '미국 원유생산 및 수출 호조' 등은 약세 요인이 된다.

최근 시장 수급이 유가 강세를 지지하는 방향이지만, 약세 요인들이 점차 힘을 얻으면서 상승세가 조만간 마무리되고 '박스권 움직임으로 전환될 소지'도 적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국제금융센터는 최근 보고서에서 "OPEC과 러시아의 감산, 베네수엘라 및 이란의 공급차질 등이 유가 상승세를 지지하고 있다"며 "비수기 진입에도 불구, '당분간 타이트한 수급여건'이 이어질 전망이며 나이지리아, 알제리 등의 정정 불안도 공급 우려 요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세계 경기 불확실성과 미국 생산 호조세 등이 '상승세를 제약'해, 유가는 주요 이벤트가 예정된 5~6월까지 '방향성 탐색 국면'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또 "유가 상승이 3개월 간 이어짐에 따라 '부메랑 효과(유가 상승→공급 증가 및 수요 둔화→유가 하락)도 부각'될 전망"이라며 "미국의 반 독점 법안 확정시 국제원유시장이 '단기적으로 급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므로,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오정석 연구원은 "반 독점법의 의회 표결 일정은 OPEC의 감산 규모가 확대되고 유가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앞당겨질 전망"이라며 "최종 입법 확정시 미국과 OPEC 간 '글로벌 석유시장 패권 경쟁 심화' 등 '시장 질서 재편의 계기'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OPEC 원유와 더불어 '미국산 원유에 대한 수요의 중요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하고 "시장에서는 매장량과 잠재력 등을 감안해 미국, 사우디, 러시아가 '빅3로 경쟁과 협력 관계'를 구축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KB증권은 3일 아예 2분기 조정 가능성을 지적했다.

석유 수요가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이 한계로 작용 중이며,  2분기에는 너무 빠른 상승에 대한 경계감과 초과공급에 대한 우려가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올해 3분기까지 유가 상승세가 이어지다가, '4분기에 하락 반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WTI는 3분기 배럴당 62달러까지 올랐다가 4분기에 61달러로, 브렌트유는 같은 기간 69달러에서 67달러로 각각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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