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오너리스크', 아시아나항공 '회계리스크'로 곤혹
치고 올라오는 LCC로 항공 업계 경쟁 '치열'…승자는 누구?
[미디어펜=조우현 기자]우리나라 항공 산업을 이끌어온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경영에 ‘빨간 불’이 켜졌다. 대한항공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실패로 오너리스크에, 아시아나 항공은 부실 회계 논란에 휩싸이며 회계리스크에 직면한 상태다.

오랜 기간 항공 업계를 독점해온 두 항공사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면서 항공 업계 지형에도 변화가 생길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저비용항공사(LCC)가 9곳으로 늘어나게 되면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는 진단이다.

3일 항공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지난달 27일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연임에 실패하면서 경영 전면에 나서지 못하게 됐다. 앞으로 조 회장의 장남인 조원태 사장과 우기홍 부사장 2인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지난달 28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부실 회계 논란을 책임지고 전격 사퇴하면서 한창수 아시아나항공 사장이 대표이사직을 맡게 됐다. 박 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며 “당분간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항공 산업을 이끌어온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경영에 잇따른 변화가 생기면서 항공 업계 지형도 변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저비용항공사(LCC) 3곳이 신규 면허를 발급 받아 LCC만 9곳에 이르게 되면서 ‘피 튀기는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때문에 3세 경영인들이 변화의 흐름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할 경우, 오랫동안 지켜온 승자 자리를 빼앗길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 왼쪽부터 대한항공 항공기, 아시아나항공 항공기 /사진=각사 제공


업계 관계자는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LCC의 전략이 다양해지면서 대형항공사(FSC)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며 “현재 대형항공사의 입지가 여러 가지 면에서 공고하지만 자칫 잘못될 경우 무너지는 것은 한 순간”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 영원한 승자는 없다”는 의미다.

실제로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FSC의 여객운송량은 전년 동월 대비 1.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LCC는 전년 대비 18% 상승했다. 추후 LCC의 중거리노선이 확대될 경우 LCC의 성장세는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한항공의 경우 이른바 ‘땅콩 회항’, ‘물컵 사태’에 이르는 일련에 과정을 거치면서도 안정적인 수익을 달성해 왔다. 지난해 대한항공은 매출 12조6555억 원, 영업이익 6674억 원, 순손실 1074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사상 최대를 기록했고, 영업이익률은 5.27%에 달했다.

반면 같은 기간 아시아나항공은 매출 6조2012억 원, 영업손실 351억 원, 순손실 963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매출은 사상 최고치를 달성했지만 영업이익률은 마이너스(-0.57%)를 기록하며 손실이 난 것이다.

   
▲ LCC 항공기가 인천공항에서 연착률 대기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형항공사들이 갖가지 위기를 겪는 동안 저비용항공사들의 ‘차별화’ 전략은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올 7월 인천공항에 라운지를 개설할 예정이다. 또 넓고 편한 좌석인 ‘뉴 클래스’를 올해 선보일 계획이다. 진에어도 넓은 좌석을 제공하는 ‘지니플러스 시티’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에어서울과 에어부산은 프랑스 에어버스 기종은 운용해 넓은 좌석 공간을 확보해가고 있다. 신규로 선임된 에어프레미아도 가격은 저렴하되 좌석을 넓힌 ‘프리미엄 이코노미’ 좌석을 도입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LCC가 ‘저렴하지만 좁고 불편한 좌석’이라는 편견을 깨기 위한 노력이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교수는 이 같은 흐름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그는 “기존 업체와 새로운 항공사 간의 치열한 경쟁을 통해 소비자의 편익이 늘어나고, 우리 항공 산업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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