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 확대 기업들 ‘보수적 투자’ 기조…경제 활력 제고 방안 시급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국내 제조업의 근심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기업들이 투자를 꺼리면서 성장동력 자체가 꺾일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4일 대한상공회의소의 ‘2분기 제조업체 경기전망지수(BSI)’에 따르면 전국 2200여개 조사 기업 중 82.3%가 2분기 투자 계획을 ‘보수적’이라고 답했다.

   
▲ 울산시 남구 석유화학공단 /사진=연합뉴스

기업들은 경기 불확실성 증대(69%)를 투자 확대에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다. 이어 고용노동환경 변화(27.7%), 기존시장 경쟁 과다(26.6%), 자금조달 어려움(25.4%·이상 복수 응답) 등이 뒤를 이었다.

제조기업의 전반적 투자 여건도 녹록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제조기업 10곳 중 8곳(80.8%)이 “현재의 투자 여건이 어렵다”고 답했다. 반면 “양호하다”고 응답한 기업은 19.2%에 불과했다.

2분기에도 주력제조업의 고전이 지속될 전망이다. 자동차·부품’, ‘철강’, ‘전기장비’, ‘정유·석화’, ‘기계’부문 기업들은 전분기 보다 경기가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우리 수출을 떠받치고 있는 반도체 제조업에 역시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통계청의 광업·제조업동향조사를 살펴 보면 반도체 제조업의 올해 2월 가동률지수는 97.1로 나타났다. 이는 2015년 7월(91.0)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3개월 연속 줄고 있다. 감소율도 8.4%, 23.3%, 24.8%로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 기업들의 전반적인 설비투자도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세계경기 둔화 및 대외수요 부진으로 올해 국내 설비 투자가 0%대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반도체 부문의 대형 투자가 마무리 됐고, 제조업 부분의 경쟁력 하락, 무역 분쟁 등 글로벌 시장 불확실성으로 기업들의 보수적 투자 심리가 설비투자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이유다. 연구원이 예상한 올해 설비투자 증가율은 0.3%다.

올해 경제성장률이 정부전망치(2.6~2.7%)를 밑돌고, 수출 증가율 감소가 예상되는 가운데 경제 활력 제고를 위한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기존 주력 산업의 성장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인공지능(AI)·신소재 등 다양한 신산업 육성을 통해 혁신생태계 구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수출 경기 하강으로 인한 피해 최소화 전략을 구축하고, 위기 극복 능력을 키우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민지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원은 “제조업 부문 경쟁이 심화되면서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다”며 “정부의 성장전략인 ‘혁신성장’이 조기에 가시화 될수 있도록 신산업 발굴 및 육성, 혁신 인프라 확충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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