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롯데 자이언츠가 시즌 초반 큰 시련을 만났다. 주전 외야수이자 리드오프로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던 민병헌(32)이 부상으로 장기간 이탈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민병헌은 4일 열린 SK 와이번스와 인천 원정경기에서 손가락뼈가 골절되는 부상을 당했다. 6회초 공격 2사 1, 2루 상황에서 4번째 타석에 들어선 민병헌은 SK 두번째 투수로 등판해 있던 박민호가 던진 공에 왼쪽 새끼손가락을 맞았다. 

고통을 호소하며 교체된 민병헌은 곧바로 병원으로 가 검진을 받은 결과 중수골이 골절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뼈가 붙기까지 6주정도 걸린다는 진단이어서 최소 6주, 길어지면 2개월은 지나야 복귀할 수 있을 전망이다. 

롯데에는 비상이 걸렸다. 개막 후 팀 타선이 전반적으로 침체돼 있는 가운데 민병헌이 전준우와 팀 타선을 이끌어오다시피 했다. 민병헌은 45타수 20안타, 4할4푼4리의 고타율로 타격 랭킹 전체 1위를 달리고 있었다. 개막전부터 부상 당한 이날 경기까지 11경기에서 무안타는 한 차례(3월 31일 LG전)밖에 없었고 꼬박꼬박 안타를 때렸다. 3안타 경기가 두 차례 있었고, 3일 SK전에서는 생애 처음 5안타 맹타를 휘두르기도 했다.

   
▲ 사진=롯데 자이언츠


최고의 타격감을 보인데다 안정된 외야 수비로 정평이 나 있는 민병헌이 갑작스럽게 부상 이탈함에 따라 롯데는 톱타자와 외야수비 공백을 메우는 일이 급선무가 됐다.

톱타자는 경험 많은 손아섭을 기용하거나 선구안이 좋은 아수아헤(볼넷 팀내 최다 8개)에게 맡기는 것을 생각해볼 수 있다. 

민병헌이 주로 맡던 중견수 자리는 좌익수를 보던 전준우를 이동시키는 것이 우선적으로 고려된다. 내야수에서 외야수로 전향한 정훈이 있지만 아무래도 수비력이 떨어지고 현재 타격감도 좋지 않다. 김문호는 타격이 너무 부진하다. 현재 2군에 머물고 있는 베테랑 이병규는 종아리 부상에서 회복 중이어서 복귀까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나경민을 다시 1군 콜업해 수비를 보완할 수도 있다.

그러나 누가 대체를 하든, 민병헌이 해오던 역할을 완벽하게 메우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5할 승률을 넘지 못하고 중하위권(4일 현재 5승6패 공동 6위)에 머물고 있는 롯데가 민병헌의 부상으로 이른 고비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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