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민병헌(롯데 자이언츠)이 사구에 맞아 손가락뼈가 부러지는 부상을 당한 데 대해 공을 던진 상대 투수 박민호(SK 와이번스)의 사과는 물론 SK 구단 단장과 감독까지 나서 유감을 표명했다. 이례적인 일이다. 

SK는 지난 4일 롯데와 경기 중 박민호의 투구로 인한 민병헌의 부상에 대해 구단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유감의 뜻을 밝혔다.

SK 구단은 5일 "4일 경기 종료 직후 박민호 선수가 민병헌 선수에게 사구로 인해 심한 부상을 당한데 대해 죄송하고, 빨리 완쾌해서 건강하게 복귀하기를 바란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고 박민호가 민병헌에게 사과한 사실을 전했다.

또한 손차훈 단장, 염경엽 감독은 롯데 이윤원 단장, 양상문 감독에게 각각 경기 중 부상으로 인한 구단 핵심전력의 손실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빠른 쾌유를 바란다는 사과의 뜻을 전했다.

   
▲ 사진=롯데 자이언츠, SK 와이번스


사구(몸에 맞는 공)를 던진 박민호에게 고의성이 없었는데도 이렇게 SK가 구단 차원의 유감 표명까지 한 것은 민병헌의 부상 정도가 심하기 때문이다. 민병헌은 왼쪽 새끼손가락이 골절돼 전치 6주 진단을 받았다. 길면 두 달정도 경기에 뛸 수 없게 됐다. 민병헌이 타격 랭킹 1위(타율 0.444)를 달리며 공수에서 롯데의 핵심으로 맹활약하고 있었으니, SK는 미안할 만했다.

또 하나, SK를 고개 숙이게 만든 것은 사구 직후 박민호가 보인 행동이나 표정에 오해의 소지가 다분히 있었기 때문이다. 그라운드에 쓰러져 한동안 몹시 고통스러워하다 1루로 향한 민병헌에게 박민호는 대개의 투수들이 그러듯 모자를 벗고 고개숙여 미안하다는 인사를 했다. 그런데 중계화면에 잡힌 박민호는 껌을 씹고 있었고, 표정이나 눈빛도 미안해 하기보다 도발하는 듯한 것으로 비춰졌다.

영상이나 사진으로 박민호의 당시 모습을 본 야구팬들은 태도에 문제가 있었다며 거센 비난을 했다.

논란과 비난이 확산되자 SK 구단이 단장과 감독까지 나서 공개적으로 사과와 유감을 나타냈고, 박민호는 민병헌에게 사과 문자를 보낸 외에 SNS를 통해 롯데 팬들에게도 사과를 했다.

민병헌이 부상으로 이탈한 첫날인 5일 사직경기에서 롯데는 선수들이 '민병헌 몫까지 해내자'며 단합된 힘을 보인 끝에 한화에 5-2 승리를 일궈냈다. SK는 삼성과 인천 홈경기에서 3-0으로 이겼는데 박민호는 7회 두번째 투수로 등판해 1이닝을 2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으며 팀 승리를 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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