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화 이글스가 롯데 자이언츠 마운드를 초토화시키며 한 이닝에만 16점을 뽑아내는 진기록을 세웠다.

한화는 7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원정경기에서 0-1로 뒤지던 3회초 무려 16득점을 올렸다. 장시환, 윤길현 두 투수를 13안타로 마구 두들기며 뽑아낸 점수다. 볼넷 3개와 롯데 수비 실책도 하나 포함됐다.

한 이닝 13안타와 16득점은 모두 KBO리그 한 이닝 최다안타, 최다득점 신기록이다. 종전 한 이닝 최다안타 기록은 12안타로 총 7번 있었고, 최다득점 기록은 13점으로 가장 최근에는 2003년 LG-삼성의 대구 더블헤더에서 나온 것이었다.

워낙 많은 안타와 점수가 쏟아지다 보니 타순이 두 바퀴 이상 돌아 지성준과 장진혁의 경우 한 이닝에 3번이나 타석에 들어서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롯데 선발투수 장시환은 2회까지 1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하고 있었다. 롯데는 2회말 5번타자로 선발 출전한 허일의 솔로포로 1-0 리드도 잡았다.

하지만 3회초 한화 타선이 믿을 수 없늘 정도로 대폭발했고, 롯데 장시환과 구원 등판한 윤길현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난타를 당했다.

   
▲ 한화 타선에 난타 당한 롯데 장시환, 윤길현. /사진=롯데 자이언츠


선두타자 7번 지성준이 볼넷을 골라낸 것이 출발이었다. 이후 장진혁(우전안타)-오선진(볼넷)의 출루로 무사 만루가 됐다. 정근우의 2타점 중전 적시타로 2-1 역전에 성공했고 정은원이 곧이어 우월 3점홈런으로 장시환을 두들겼다. 

아웃카운트 하나 없이 5점을 낸 한화지만 이것도 시작에 불과했다. 장시환이 다음 송광민에게 또 안타를 내주자 롯데는 마운드를 윤길현으로 교체했다. 너무 일찍 선발 투수 교체가 이뤄져 윤길현이 미처 준비를 못한 탓일까. 베테랑 불펜투수 윤길현도 달궈진 한화 타선을 감당하지 못했다. 첫 상대한 호잉에게 볼넷을 내줘 1, 2루로 몰린 뒤 김태균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았다.

윤길현이 노시환을 삼진 아웃시킨 것이 이 이닝 롯데가 처음 올린 아웃카운트였다.

이후에도 한화는 타자일순해 두번째 타석에 들어선 지성준이 우중간 2루타를 날려 1점을 추가했고 장진혁의 내야안타로 또 한 점을 보탰다.

가뜩이나 힘든 상황에서 롯데는 수비 실책까지 나왔다. 오선진의 땅볼을 유격수 강로한이 실책해 1사 만루 위기가 계속됐다. 다음 정근우가 우익수 플라이 아웃됐으니, 오선진만 잘 처리했다면 8실점하긴 했으나 3아웃으로 이닝 교체가 돼야 했다. 

2사 후에도 한화의 불붙은 공격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정은원(2타점 좌전안타)-송광민(1타점 2루타)에 이어 호잉이 윤길현을 3점홈런으로 두들겨 14점째를 수확했다.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이미 난타당할 대로 난타당한 윤길현이지만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아 3회라도 마쳐주기를 바라며 롯데가 투수교체를 미루자, 김태균 노시환의 연속안타로 다시 찬스를 만든 한화는 3번째 타석을 맞은 지성준이 중월 2루타를 날려 두 명의 주자를 또 홈으로 불러들였다.

결국 롯데는 마운드를 다시 김건국으로 교체했고, 김건국이 장진혁을 좌익수 플라이로 잡아냄으로써 롯데에겐 다시 떠올리기 싫은 악몽같았던 3회초 수비가 끝났다.

한 이닝 최다 안타와와 득점 외에도 한화는 한 이닝 최다 타석(20타석), 한 이닝 선발 전원득점, 한 이닝 최다타점(16타점) 등 다양한 기록도 추가했다. 

롯데 선발 장시환의 이날 성적은 2이닝 5피안타(1홈런) 2볼넷 6실점. 이어 등판한 윤길현은 ⅔이닝 9피안타(1홈런) 1볼넷 10실점. 윤길현은 10점을 내줬지만 중간에 실책이 끼어 있어 자책점은 2점밖에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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