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2·LA 다저스)이 다시 승리 사냥에 나선다. 류현진은 9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8시45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원정경기에 선발로 출격한다.

류현진 개인에게는 각별한 의미가 있는 등판이다. 또 다저스에게는 초반 올라탄 연승 분위기를 이어가 지구 선두를 독주할 좋은 기회가 되는 일전이다.

이번 세인트루이스전은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100번째 등판 경기다. 2013년 다저스에 입단하며 메이저리그로 진출한 류현진이 벌써 이뤘어야 할 기록이지만 잇따른 부상에 발목을 잡혀 공백기가 있었기에 이제서야 100번째 출전 경기를 맞게 됐다. 하지만 역으로, 류현진은 부상 등의 악재를 이겨내고 부활의 아이콘이 돼 기념이 될 만한 100번째 등판을 달성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지금까지 통산 99경기에서 류현진은 총 570⅔이닝을 던져 42승 28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17의 준수한 성적을 냈다. 

   
▲ 사진=LA 다저스 공식 SNS


류현진은 시즌 3번째 등판에서 벌써 3승째를 노린다. 앞선 두 차례 등판에서 모두 호투하며 승리투수가 됐기 때문이다. 3월 29일 애리조나와 개막전에 제1 선발 중책을 맡아 선발 등판, 6이닝 4피안타(1피홈런) 8탈삼진 무사사구 1실점으로 2001년 박찬호 이후 18년만에 한국인 개막전 선발승의 기쁨을 누렸다. 3일 샌프란시스코전서에는 7이닝 6피안타(1피홈런) 5탈삼진 무사사구 2실점으로 또 승리투수가 됐다. 

시즌 2승에 평균자책점 2.08을 기록 중인 류현진이 이번 세인트루이스전에서도 승리를 따내면 개막 3연승이다. 이는 박찬호도 해보지 못한 한국인 메이저리그 첫 기록이다.

다저스는 8일 콜로라도를 12-6으로 꺾고 5연승에 성공했다. 3일 류현진이 이끌어낸 샌프란시스코전 승리가 연승의 시작이었고, 로테이션이 한 바퀴 돌아 류현진이 팀의 6연승이 걸린 경기에 다시 선발로 나서게 됐다.

다저스는 8일 현재 8승2패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에 올라 있으며 2위는 6승4패의 샌디에이고다. 클레이튼 커쇼와 리치 힐이 빠진 상태에서도 호성적을 내고 있는 다저스가 이번 세인트루이스와 4연전에서 연승을 이어가거나 최소 3승1패 우위를 잡는다면 선두 독주 체제를 굳힐 수 있다.

두 경기에서 워낙 좋은 페이스를 보인 류현진이기에 개막 3연승에 대한 기대감은 높다. 홈에서 2연승을 거뒀던 류현진은 시즌 첫 원정경기 등판을 한다. 원정에서는 상대적으로 약한 모습을 보여온 류현진이지만 부시스타디움은 좀 다르다. 포스트시즌 포함 총 3경기에 나서 1승 무패 평균자책점 0.94로 빼어난 성적을 낸 곳이기에 원정 부담은 덜하다.       

지난해까지 애리조나 유니폼을 입고 '천적 타자'로 류현진을 괴롭혔던 폴 골드슈미트가 세인트루이스로 이적해 있는 것이 좀 껄끄러운 정도다. 골드슈미트는 류현진을 상대로 통산 타율 4할2푼3리(26타수 11안타)에 홈런도 3개나 뺏어냈다. 골드슈미트는 이번 시즌 타율 2할로 다소 부진하지만 홈런을 5개나 때려 여전한 장타력을 과시하고 있기에 류현진은 조심해야 한다. 

세인트루이스 선발로 내정된 마일스 미콜라스는 지난해 18승으로 내셔널리그 공동 다승왕에 올랐지만 올 시즌에는 2경기에서 승리 없이 1패만 안았고 평균자책점 7.20으로 위력적이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최근 불붙은 다저스 타선이 충분히 공략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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