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문재인 대통령이 8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임명을 끝내 강행했다.

이로써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청문보고서 채택없이 임명된 장관급 공직자는 11명으로 늘어났다. 박근혜 전 대통령 재임 기간을 통틀어 청문보고서 채택 없는 장관 10명을 넘어선 것이다. 

김연철‧박영선 장관을 비롯해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송영무 전 국방부 장관,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조명래 환경부 장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이효성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양승동 KBS 사장,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이 청문보고서 채택없이 임명된 장관급 이상 인사이다.

특히 박영선‧김연철 장관에 대해서는 △지역 주민에게 고급 중식당에서 식사를 대접하고 선관위에 허위보고 △집 리모델링 비용 대납 의혹 △SMS 막말 △북한 편향성 등이 문제점으로 제기됐다. 어느 하나 가볍지 않다. 

자유한국당은 물론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도 이번 문 대통령의 임명 강행에 대해 “오기 인사의 끝판왕”, “오만과 독선”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이런 상황인데도 문 대통령은 작년 10월 유은혜 교육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주면서 “인사청문회 때 많이 시달린 분들이 오히려 더 일을 잘한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가 있다”고 했다. 고위공직자 후보의 비위행위를 따져 국정 운영에 도움이 되어야 할 국회 인사청문회 제도는 점점 더 무용지물로 전락할 전망이다. 

이제 국회에서 여야 간 대치는 격화될 전망으로 4월 임시국회도 파행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8일 “독선의 길을 고집하면 한국당은 국민과 함께 결사의 각오로 저항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또 황 대표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도 이와 관련해 “수치(羞恥)를 수치로 모르면 국민이 대통령을 수치로 여긴다”고 했다.

한국당 전희경 대변인은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을 위한 마지막 날인 7일 논평에서 “공직 부적격자란 이런 것임을 집대성해놓은 장이었다”면서 “그야말로 파국이다. 국민을 상대로 오기를 부리면서 여전히 편향되고 편협한 인사정책을 고수한다면 국정포기 선언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전 대변인은 또 “국민생활을 염려하는 야당의 충정을 볼모삼는 일을 끝내라”며 협치의 종국을 선언했다.

실제로 이날 5당 원내대표는 문희상 국회의장 주재로 국회에서 만나 4월 임시국회 의사일정을 논의했지만 장관 임명에서부터 쟁점 법안에 이르기까지 시각차가 커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결국 4월 국회에서도 근로기준법 개정안, 최저임금법 개정안, 유치원 3법, 택시·카풀 합의에 따른 택시업계 지원법 등 국민들이 간절히 바라고 있는 민생 입법에 제동이 걸렸다.

대통령의 임명에 대한 국회의 사전동의 절차를 무시한 문 대통령에게 야당은 청와대 인사라인에 대한 경질을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집권 3년차를 맞고도 달라진 국민의 눈초리를 느끼지 못하고 있는 문재인정부는 요지부동이다. 

   
▲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전 서울 송파구 올림픽 공원 K-아트홀에서 열린 '세계 최초 5G 상용화, 대한민국이 시작합니다' 행사에서 출연진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청와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