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이란 더욱 옥죄기...베네수엘라에 리비아 내전 겹쳐...'공급부족' 우려
   
▲ [사진=한국석유공사 제공]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국제유가가 또 치솟아,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

10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1.0%(0.63달러) 상승한 64.61달러에 마감됐다.

이는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다.

WTI 가격은 지난 8일 64.40 달러로 작년 11월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가, 9일에는 경계심리로 63.98 달러로 떨어졌으나, 10일에 더 큰 폭으로 상승했다.

올해 들어 42% 넘게 올라, '3개월 조금 넘는 사이 2배' 가까이 뛰었다.

이런 급등세는 우선 '석유수출국기구(OPEC) 및 러시아 등의 감산'으로 원유 공급이 줄어든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이날 발표된 OPEC의 지난달 산유량은 하루 평균 3002만 배럴로, 전월보다 53만 4000 배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지난 2015년 2월 이후로 '4년 만에 가장 적은' 수치다.

감산 합의 이행률은 136%로 높아졌다.

감산 공조를 주도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가 32만 배럴 생산을 줄였으며, 러시아도 점차 이행률을 높이겠다는 입장이다.

정치.경제.사회적 혼란 중인 베네수엘라는 '비자발적 감산'으로 일평균 생산이 29만 배럴 줄었다.

베네수엘라의 생산량은 작년 10월 대비 33만 배럴 감소했다.

이란은 같은 기간 베네수엘라의 2배인 61만 배럴 생산이 감소했는데, '미국의 제재 강화' 때문이다.

미국은 이날도 공세의 고삐를 더욱 죄는 모양새다.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10일(현지시간)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에게 '이란산 원유수입 예외조치를 하지 말라'고 압박한 것.

테드 크루즈 의원은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폼페이오 장관에게 "명백하게 이란원유 수입 예외조치를 하지 말 것을 장관과 국무부에 촉구한다"면서 "최대 압박은 (말 그대로) 최대 압박을 의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크루즈 의원은 "이란은 현재 하루에 약 120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하고, 수십억 달러를 벌어들여 아야톨라(이란 최고지도자)를 지원하고 있다"면서 "나는 우리의 안보를 위협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폼페이오 장관은 "우리는 이란의 원유수출량을 '가능한 한 빨리 제로로 만드는 목표'를 분명히 해왔고, 이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국제유가 급등세에 일조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여기에 리비아 내전이 격화되면서, '원유 공급 부족' 우려를 더욱 키우고 있는 실정이다.

수도 트리폴리의 통합정부가 서부를 장악하고, 벵가지를 중심으로 한 동부의 리비아국가군이 국토를 양분한 가운데, 최근 리비아국가군이 트리폴리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면서 국제공항까지 공습, '내전 재발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리비아는 3월 중 하루 원유 100~110만 배럴을 생산했는데, '과거 내전 격화 시 최저 21만 배럴까지 급감'한 적이 있다.

반면 미국의 주요 경기지표 호전과 미중 무역협상 진전은 '원유수요 확대'를 부른다.

미국의 구매관리자지수(PMI)는 2월 54.2에서 3월에는 55.3으로 상승했고, 3월 중 비농업 취업자수는 전월대비 19만 6000명으로 예상치를 상회했으며, 2월 건설지출도 예상 밖으로 증가했다.

미중 무역협상도 고위급회담에서 상당한 의견접근이 이뤄졌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5월 초까지 협상이 완료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시장에서는 '공급 차질로 유가의 단기 추가 상승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리비아.베네수엘라.이란 등 공급불안 요인이 많고, 미중 무역협상 타결 가능성도 높아져, 유가는 '단기적으로 현 수준보다 10% 상승'할 소지가 있다고 주요 기관들은 전망하고 있다.

다만, 급등세가 마무리되면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과 '미국 셰일 오일의 밴드 효과'로, 현 수준을 중심으로 '등락이 이어지는 박스권 움직임'을 예상한다.

김희진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리비아 사태 격화 시, 주요 기관들의 '단기 유가 전망치가 재차 상향조정될 여지'가 있다"면서 "사우디 등 OPEC의 대응이 유가 안정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이며, 매크로 변수에 따라 '시장 분위기가 급격히 전환될 가능성'에도 유의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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