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문순 의원, “청원경찰 비리 은폐하지 마라”

19일 열린 국회 문방위 전체회의에서, 김인규 KBS 사장의 업무보고 현안에 대해, 날카롭게 지적하는 의원은 최문순 의원밖에 없었다.

이정현 한나라당 의원은 목소리는 컸지만, 김인규 사장에게 극찬에 가까운 ‘공정성의 독립성 확보에 찬사를 보낸다’는 뉘앙스의 질의를 했고, 연거푸 거론된 신세계 백화점에서 협찬한 열린 음악회 개최건에 대해서도, 김인규 사장은 적당한 방어책으로 의원들의 질문을 피했다. 어떤 면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피했다기 보다는 의원들이 김인규 사장에게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지 못했다. 전병헌 의원도 마찬가지였다.

최문순 의원만 달랐다. 과거 MBC 사장 경력과 언론노조 배경에서 비롯된 날카로운 현안 질의로 김인규 KBS 사장과 KBS 감사실을 집요하게 공격했다. 마치 최문순 의원이 꼭 KBS 사장이었던 것처럼, 김인규 사장도 쩔쩔맸다.

핵심 질문은 ‘청원경찰 비리’에 대한 것이고, 구체적으로 최모씨의 비리 의혹이며, 지난 2월 9일 발행된 주간동아 ‘KBS 안전관리팀 경비단 동영상 조작 및 금품상납, 인사비리 의혹’ 기사에 근거한다.

2005년 8월 27일 저녁 KBS 본관 계단 앞에서는 사회에 불만을 가진 한 청년이 화염병을 던지고 식칼을 휘두르며 난동을 부렸고, KBS 청원경찰이 이를 제압했다. 이 청원경찰들의 활약상은 사내 인트라넷인 코비스에 소개됐고, 이후 ‘사랑의 리퀘스트’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전국에 소개됐다.

최문순 의원은 “이 사건은 100% 조작됐다”면서 “당시 난동을 부린 청년은 KBS 청원경찰의 아들이었고, 군에서 휴가를 나온 아들과 아버지, 최모 안전관리팀 선임등이 공모를 해서 사건을 벌였고, 그 아들에게는 수고비로 10만원을 지급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의원은 “당시 제압에 나섰던 청원경찰들은 훈련상황으로 인식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실제상황으로 코비스에 소개되고, 전국에 방송까지 나가서 매우 당황해 했다”면서 “KBS 임직원은 물론 전국의 국민을 상대로 허위 조작한 사실이 공영방송을 통해 유포된 것이다”고 설명했다.

최 의원은 “지난 10년간 최모 선임에게 설과 추석 등 명절과 연말연시에 상납, 병원에 정기적으로 입원해 치료비 및 위로금 조로 상납, 청원경찰의 무기 계약직 전환에 대한 사례금 조로 상납이 이뤄졌고, 1인당 약 30만원 이상이었다”고 말했다.

이러한 주간동아 기사로 인해 KBS 자체적 감사가 실시됐고, 감사실은 안전관리팀에 감사조치를 내렸지만, 최모씨의 인사조치는 이뤄지지 않고, 오히려 감사실이 대폭 축소된 ‘황당한’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최문순 의원은 “안전관리팀 비리 관련 감사결과 보고서를 공개하고, 화염병 투척사건 조작, 채용비리, 금품수수, 공금횡령 등 공영방송 KBS의 근본을 뒤흔든 부정과 비리를 척결해야 하며, 감사결과를 조직적으로 은폐하고 감사를 방해한 인사들은 마땅히 사퇴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인규 KBS 사장은 “사장으로서 조치요구를 받은 적이 없다”고 답변했다. 이길연 KBS 감사는 “조치요구를 작년 12월에 했지만, 당시 취임식 전이어서 전달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길영 감사는 “당시 진행된 감사는 증거 불충분이었고, 현재 재감사가 진행중이다”고 답변했다.



최문순 의원은 “재감사를 하더라도 규정에는 조치를 취한 후에 하도록 되었는데, 어떤 조치없이 재감사를 하는 것은 김인규 사장과 임직원들이 직무유기를 하는 것이다. 조치후에 재감사를 하길 바란다”고 강력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