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아시아나항공 제공


[미디어펜=박유진 기자] 금호아시나아그룹의 자구계획안에 대해 KDB산업은행과 채권단이 11일 '미흡' 판단과 함께 수용 불가를 통보했다.

산은은 "채권단은 금호 쪽의 자구계획에 대해 사재출연 또는 유상증자 등 실질적 방안이 없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엔 미흡하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지난달 아시아나항공은 회계감사인으로부터 '한정' 감사의견을 받으며 유동성 위기에 처했다. 전날 아시아나항공은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구계획안을 마련해 산은에 제출했지만 수정·보완 요청을 받았다.
 
자구계획안에는 박삼구 전 회장 일가의 금호고속 지분 전량을 채권단에 담보로 맡기는 방안과 박 전 회장의 경영복귀가 없다는 점이 담겼다. 덧붙여 아시아나항공 자회사 등 보유자산 포함 그룹사 자산 매각으로 지원자금 마련, 항공 비수익 노선 정리 및 인건비 절감 방안 등도 제시했다.

문제는 금호그룹이 채권단 측에 5000억원 규모의 유동성 지원을 요청하고, 향후 3년간 이같은 방안을 이행하지 못하면 회사를 매각하겠다는 뜻을 담았다는 점이다.

산은은 "금호 쪽이 요청한 5000억원을 채권단이 지원한다 하더라도 시장 조달의 불확실성으로 향후 채권단의 추가 자금 부담이 가중될 우려가 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표했다.

산은이 금호그룹의 자구계획안에 대해 수용 불가를 통보할 것이라는 것은 사실상 이날 오전 점쳐진 상황이다.

같은날 오전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서울시 중구 소재 신한생명 본사에서 열린 '제2 신한퓨처스랩' 출범식 행사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3년의 시간을 달라는 게 어떤 의미인지 잘 봐야 할 것"이라며 "그동안 아시아나항공이 시간이 없었다고 한다면, 어떤 점에서는 30년이란 시간이 주어졌고 이 상황에서 추가로 3년을 달라고 하는 게 과연 어떤 의미를 거둘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박삼구 전 회장의 퇴진 문제에 대해서도 "아들이 운영하겠다는 보도를 봤는데 이전과 뭐가 다른 건지, 달라질 만하다고 기대할 만한 게 있는지에 대해서도 (채권단이) 판단하게 될 것"이라며 "채권단의 (수용 여부)결정 기준은 대주주의 재기를 지원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아시아나항공이란 회사를 살리기 위함이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산은에 5000억원의 자금 지원을 요청했다고 하는데 그만한 돈을 지원하고자 한다면 지금까지 말했던 원칙을 입각해서 검토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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