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건 기자] 故 장자연 사건의 목격자로 증언 중인 윤지오가 사건 폭로 후 신변의 위협을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11일 오후 방송된 JTBC '뉴스룸'에는 배우 윤지오가 출연했다. 이날 윤지오는 전직 언론인의 강제 추행과 관련한 비공개 재판 당시 상황부터 증인으로서 잇따르는 어려움까지 손석희 앵커와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먼저 윤지오는 비공개 재판에서 겪은 일들을 밝혔다. 그는 "오른손으로 먼저 추행이 있었는지, 왼손으로 먼저 추행이 있었는지, 어느 부위부터 먼저 만졌는지 피고인 변호사 측에서 당혹스러운 질문을 했다"며 "추행 부분인 허벅지를 언급하니 허벅지의 범위를 묻고, 추행 장면을 이야기하는데 변호사 측에서 소리를 내서 웃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래서 너무 황당해서 '도대체 뭐가 웃기냐'고 여쭤봤다. 사실 이런 건 처음이 아니다. 10년 전 피고인이 대질심문을 할 때 제가 증언을 하는데 웃으셨던 적이 있다. 그래서 그 피고인에 그 변호사라는 생각을 했다"고 일갈을 날렸다. 

윤지오는 자신을 향한 일부 부정적 시선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손석희 앵커가 "'뭔가 다른 목적이 있어서 저러는 것 같다', '장자연에 대해 그렇게 많이 아는 것도 아닌데 왜 저러냐' 등의 말을 어떻게 느끼셨냐"고 묻자 그는 "왜 하는지 생각해본 적은 없다. 그냥 사람으로서 해야 되는 일이고, 제가 그런 상황이었으면 언니도 그랬을 거라는 믿음 때문에 지금까지 증언을 이어오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이것(장자연 리스트)이 사실 유서가 아니라 문건인데 그렇게 포장됐고, 지금까지 제가 증언해서 변경된 사항들이 몇 가지 있다"면서 "제가 공개적으로 나올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10년간 이순자라는 가명으로 동일하게 증언을 했지만 바뀐 사안이 없었기 때문이다. 조금 더 명확하게 수사가 촉구되고 있다"라고 소신을 밝혔다.


   
▲ 사진=JTBC '뉴스룸' 방송 캡처


장자연 사건과 관련한 인터뷰 후 위협을 느낀 적이 있다는 윤지오. 그는 "큰 교통사고가 두 차례 있었다. 뼈가 부러진 건 아니지만 근육이 찢어져 손상되면서 염증이 생겼다. 그래서 일주일에 네 번 정도 치료를 받다가 지금은 응급실 한 번 가고 아직 물리치료도 다시 한 번 못 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제가 인터뷰에서 '사실을 기록한 사건을 다룬 책을 쓴다'고 한 시점부터 제 행방을 추적하는 어떤 분들이 계셨다"면서 "저는 혼자지만 제가 상대해야 될 분들은 A4용지 한 장이 넘어가는 거의 한 30명에 가까운, 공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법 위에 선 분들이다. 저는 불특정 다수에게서 공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입장이고, 그분들에 대해 직접 언급을 하면 명예훼손으로 걸린다"고 토로했다.

또한 "몇 년 동안 연락이 없던 권 모 매니저가 저에게 '별일 없는 거야, JTBC가 너를 이용하는 기분이 드는 건 왜일까'라고 하더라. 비공개 방송이었기 때문에 알 수 없었을 텐데 이미 알고 있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장자연 리스트에 언급된 유력 언론사에서 자신의 행방을 추적한 일도 있었다고. 윤지오는 "제가 다니는 교회와 제가 향초를 납품하는 업체가 있는데 그곳에 수 차례 전화를 하셨다"며 "마치 저와 계속 연락을 했던 사이처럼 '윤지오 씨와 연락이 안 된다'고 연락처를 남기셨다"고 밝혔다.

증인에 대한 보호가 허술한 상황을 몸소 느낀 윤지오는 최근 '지상의 빛'이라는 비영리단체를 설립했다. 그는 "이 비영리단체는 5대 강력범죄에 속하지 않는 증언자, 목격자, 제2의 피해자들이 실질적으로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시설을 마련하고 경호업체 대표님과 상담해서 24시간 경호까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라고 향후 계획을 전했다.


   
▲ 사진=JTBC '뉴스룸' 방송 캡처


한편 장자연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로 알려진 윤지오는 지난달 5일 언론을 통해 자신의 얼굴과 실명을 공개하고 진실 규명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장자연은 2009년 3월 기업인과 유력 언론사 관계자, 연예기획사 관계자 등에게 성접대를 했다고 폭로한 문건을 남기고 목숨을 끊었다. 당시 검찰은 소속사 대표와 매니저를 폭행과 명예훼손 등 혐의로 기소하고 성상납 의혹 관련 연루자는 모두 무혐의 처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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