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이베스트투자증권이 92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전격 발표하면서 ‘관리종목’ 지정에서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유통 주식수가 늘어남에 따라 기존 보유 지분 가치가 희석되면서 기존 투자자들은 강한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베스트투자증권 주가가 유증 계획 발표 이후 하락세를 기록했다. 지난 12일 코스닥 시장에서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주가는 전일 대비 0.13% 하락한 7620원으로 마감됐다. 그 전일에는 6.38% 내린 7630원에 장을 마감했다. 장중 한때 8.83%까지 주가가 떨어지기도 했다.

   
▲ 사진=이베스트투자증권


주가 급락은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유상증자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지난 10일 이사회를 통해 925억 5000만원 규모의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관리종목 지정사유 해소와 함께 재무건전성 개선, 자기자본 확충을 통한 레버리지 비율의 근원적인 개선, 영업력 강화 등이 유증 사유로 손꼽혔다.

코스닥 시장 상장규정 제28조에 따르면 소액주주의 소유주식수가 유동주식수의 100분의 20에 미달할 경우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작년 말 기준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유동주식수 대비 소액주주 비중은 2.58%(104만 5035주)로 기준에 한참 못 미친다. 종합적인 상황을 고려했을 때 이베스트가 유증을 택하리라는 예상은 나오고 있었다.

결국 유증이 공식화 되자 기존 소액주주들의 불만이 제기되는 모양새다. 일반공모로 유통 주식수가 늘어날 경우 기존 보유지분 가치가 희석되는 것은 불가피하다. 이번 공모 물량은 1500만주로 유동주식수(4048만 1190주)의 3분의 1을 넘는 규모다. 기존 주주 입장에선 ‘희생’을 강요당하는 것으로 비쳐질 소지가 없지 않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측은 ‘불가피한 선택’이었음을 항변하고 있다. 이베스트 측의 한 관계자는 “회사 내부적으로 고민이 많았다”고 전제하면서 “작년 8월까지 회사를 매각 추진이 겹치고 대표이사가 변경되는 등 큰 이슈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결국 이베스트로서는 어떻게든 이번 유증 이후 수익성을 증대시켜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자들에게 이득을 주는 방법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원규 신임 이베스트투자증권 대표이사 역시 신규사업 진출과 인수합병(M&A) 등에 관심을 드러낸바 있어 유상증자 이후 이베스트의 행보에 많은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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