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제공=아시아나항공


[미디어펜=박유진 기자]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결국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결정했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금호산업은 이날 오전 이사회를 개최한 뒤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는 것을 승인했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의 지분 33.47%를 보유한 대주주다.

이날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 회장과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은 자신들의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 이동걸 회장과 만나 매각 안건이 담긴 수정 자구계획안을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산은 측은 "금호 측이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안 등이 포함된 수정 자구계획안을 제출했다"며 "오후에 채권단 회의를 진행한 뒤 계획안을 검토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지난달 아시아나는 감사보고서 제출서 '비적정 감사의견'을 받은 뒤 신용등급이 강등되며 재무적으로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 차입금이 과도한 상황에서 감사의견에 따라 6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갚아야 해 경영에 비상이 걸렸다.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박삼구 전 회장은 경영 위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날 뜻을 밝혔지만 그 뒤로 상황은 악해됐다. 지난 12일 아시아나는 KDB산업은행에 박삼구 전 회장과 그의 가족들의 지분을 담보로 하는 경영정상화 자구계획안을 제출했지만 퇴짜를 맞았다.

금호 측은 당시 자구계획안에서 박 전 회장의 일가가 보유한 금호고속 지분을 담보로 경영 정상화를 추진하고, 그룹사의 자산매각을 통한 지원자금 상황에 나설 것을 밝혔다.

하지만 채권단에 5000억원의 추가 자금을 요청하고, 경영 정상화까지 3년의 시간을 줄 것을 요청한 것이 발목을 잡았다. 채권단은 금호 측의 자구계획에 대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에는 미흡하다"며 미흡 통보와 함께 추가 계획안을 제출할 것을 요청했다.

이후 시장에서는 금호 측이 아시아나를 시장에 매각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채권단이 이를 조건으로 5000억원 안팎의 자금을 지원할 것으로 내다봤던 상황이다.

이번 방안이 실행될 경우 금호 측의 자산 규모는 크게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은 자산 규모 8조2000억원의 금호 계열사 내 알짜 회사로 종속기업인 아시아나IDT, 아시아나에어포트, 아시아나세이버 등을 지배하고 있어 이를 제외하면 금호 그룹 내의 자산이 크게 축소되는 영향점이 있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금호 측이 아시아나를 매각하게 될 경우 사실상 그룹 내에 금호고속과 금호산업만 남아 자산 규모는 2조9000억원으로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매물 인수자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금호산업이 보유하고 있는 33.5% 지분을 매입하고 연내 상환해야 하는 차입금 1조2700억원을 해결해야지만 아시아나를 안정화시킬 것이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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