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구안’ 퇴짜에 고민 깊어진 금호그룹…결국 매각 수순 밟나
아시아나항공 새주인 누구?…SK·한화 등 인수 후보 물망 올라
[미디어펜=조우현 기자]아시아나항공이 결국 매각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제출한 아시아나항공 자구계획안이 채권단으로부터 퇴짜를 맞으면서 매각이 결정됐다는 분석이다. 

15일 항공 업계에 따르면 금호그룹은 이날 오전 긴급 이사회를 열고 아시아나항공의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구 계획 수정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은 금호그룹 전체 연간 매출의 60%를 차지하는 핵심 계열사다.

아시아나항공이 매각 수순을 밟게 될 경우 금호그룹은 건설회사인 금호산업과 운수업체인 금호고속, 레저업체인 금호리조트만 남게 돼 몸집이 줄어들 전망이다. 자산 규모도 4조5000억여 원으로 급감한다.

   
▲ 아시아나항공 항공기 /사진=아시아나항공 제공


‘자구안’ 퇴짜에 고민 깊어진 금호그룹…결국 매각 수순 밟나

앞서 금호그룹은 지난 10일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이 회장 경영 일선에 복귀하지 않고, 아시아나항공 자회사 등 보유자산을 비롯한 그룹사 자산 매각을 통해 지원 자금 상환에 나서겠다는 내용이 담긴 자구안을 다시 제출한 바 있다.

또 자구계획에 따른 경영정상화가 3년 안에 이뤄지지 않을 경우 아시아나항공을 팔겠다고 약속했다. 만약 목표 달성을 하지 못할 경우 산업은행이 아시아나항공의 인수합병을 진행하는 조건도 내걸었다. 이와 함께 유동성 문제 해소를 위해 5000억원 규모의 자금 지원도 요청했다.

하지만 주 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금호그룹의 자구안에 대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에 미흡하다”고 판단했다. 최악의 경우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겠다는 계획에 대해서도 ‘시간 끌기용’이라고 비판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박 전 회장이 복귀하지 않아도 아들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이 경영한다면 지금과 무엇이 다르냐”며 “채권단 지원은 대주주 재기가 아닌 아시아나항공을 살리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오너가가 경영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채권단이 자구안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내놓자, 금호그룹은 결국 지난 11일부터 채권단과의 재협의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추후 금호산업이 이사회 의결을 거쳐 수정 자구계획을 제출하면, 결국 아시아나항공 매각 수순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 새 주인 누가 될까…SK·한화 등 인수 후보 물망 올라

아시아나항공 매각설이 유력해지면서, SK그룹과 한화 등 일부 기업이 인수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다. 

SK그룹의 경우 지난해 최규남 전 제주항공 대표를 SK 수펙스추구협의회 총괄부사장으로 영입한 것을 두고 “항공 사업을 위한 포석이 아니겠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전부터 SK그룹이 항공 사업에 관심이 많았다는 관측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통해 항공기 엔진사업을 하고 있는 한화도 인수 후보 물망에 올랐다. 앞서 한화는 저비용항공사(LCC) 에어로케이항공에 투자했지만 사업면허가 반려되면서 항공업에서 한 발 물러서야 했다. 다만 자금 조달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제주항공을 보유 중인 애경그룹도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유통 기업인 신세계와 CJ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 그러나 해당 기업들은 이 같은 관측에 대해 “검토한 바 없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놓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지난 12일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빈소에서 인수설과 관련한 질문에 별 다른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자리를 떠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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