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KIA 타이거즈가 승률 5할을 넘겨 상위권으로 도약할 좋은 기회를 맞았다. 잘 나가던 SK를 연파하며 상승세를 탄 데다 6연패로 기운 빠진 거인(롯데 자이언츠)을 만나기 때문이다.

KIA와 롯데가 16일부터 사직구장에서 주중 3연전을 벌인다. 분위기 면에서, 또 선발투수 로테이션 면에서 원정팀 KIA의 우세가 점쳐지는 두 팀간 시즌 첫 맞대결이다.

KIA는 지난 주말 인천 원정에서 1위를 달리던 SK를 만나 1무 후 2연승을 거뒀다. SK를 만나기 전 8위(6승 9무)로 처져 있던 KIA는 2승을 더하며 공동 6위(8승 1무 9패)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SK는 홈 3연전에서 1승도 못챙기고 NC에 1위 자리를 내주며 2위로 떨어졌다.

KIA가 개막 초반 어두운 그림자를 걷어내고 반등의 계기를 마련한 반면 롯데는 6연패 수렁에 빠져 9위로 추락했다. 특히 변비 타선이 심각한 수준이다. 6연패 기간 5경기에서 1점밖에 못 올리는 등 총 10득점에 그쳤다.

   
▲ 16~18일 롯데전에 선발로 나설 KIA 윌랜드, 양현종, 터너. /사진=KIA 타이거즈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 롯데 타선에 KIA가 이번 3연전에 내세울 선발투수들은 가혹할 정도다. 16일 첫 판에 윌랜드가 선발 등판하는 것을 시작으로 양현종, 터너가 차례로 출격할 예정이다. 외국인 원투펀치와 토종 에이스가 줄줄이 나선다.

윌랜드는 3경기 등판에서 2승을 올렸고 평균자책점 1.86으로 실질적 에이스 역할을 해내고 있다. 양현종이 4경기서 4연패를 당했고 평균자책점도 6.95로 제몫을 못했지만 직전 등판이었던 11일 NC전에서 8이닝 3실점 호투했고 구위도 많이 회복한 모습이었다. 터너도 4경기서 승리 없이 2패(평균자책점 4.50)만 안고 있지만 최근 2경기에서는 연속 6이닝 1실점 역투를 했다. 승운이 따르지 않았을 뿐이다.

이에 맞서는 롯데는 당장 16일 경기 선발부터 로테이션이 흐트러졌다. 외국인 에이스 레일리가 나설 차례지만 컨디션 저하 등을 이유로 김건국이 선발을 떠맡았다. 지난해 선발승 한 차례, 올 시즌 구원승 한 차례로 통산 2승 투수인 김건국이 팀의 6연패 탈출이라는 무거운 짐을 어떻게 감당할 지, 롯데 팬들은 걱정부터 앞선다. 김건국이 지난해 10월 13일 프로 첫 선발 등판한 경기였던 KIA전에서 5이닝 1실점 승리투수가 된 좋은 기억을 갖고 있는 것이 그나마 내세울 수 있는 점이다.

김건국 다음으로 레일리, 김원중의 등판이 예상된다. 김건국이 연패를 막지 못하면 7연패가 돼 다음 선발투수의 부담감은 더 커진다. 

KIA가 집단 무기력증에 시달리고 있는 롯데와 이번 3연전에서 위닝시리즈만 거둬도 5할 승률을 이룰 수 있다. 분위기 상으로는 스윕까지 노려볼 만한 상황이다.

기회 앞의 KIA, 위기 속의 롯데다. 과연 승부는 예상대로 흘러갈 것인지, 두 팀 팬들의 이목이 사직구장으로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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