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완화·최저임금 속도조절 필요"
[미디어펜=나광호 기자]대한상공회의소가 소매유통업체 100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2019년 2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가 91로 집계됐다.

17일 대한상의에 따르면 이는 전분기 대비 1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하락폭은 다소 줄었으나 지난해 2분기 4분기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RBSI가 기준치(100)를 넘으면 다음 분기 경기가 이번 분기보다 호전될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많다는 뜻이다. 

업태별 지수를 살펴보면 온라인쇼핑(103), 홈쇼핑(100), 대형마트(92), 백화점(89), 슈퍼마켓(82), 편의점(77) 순으로 온라인쇼핑과 홈쇼핑을 제외한 전통적인 오프라인 채널에서 상대적으로 부정적 전망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백화점은 내수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2분기가 야외활동이 늘어나고 명절 등 특수요인이 없는 비수기일 뿐더러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의류·잡화 분야의 부진이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부정적 전망이 높아졌다.

대형마트 역시 경기둔화·소비양극화 등 거시적 여건을 비롯해 온라인화·1인가구 증가에 따른 소비패턴의 변화 등이 종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전분기 대비 소폭 하락했다. 

편의점과 슈퍼마켓은 여전히 기준치를 크게 밑돌고, 업태 중 전망도 가장 낮지만 추세가 하락에서 상승으로 반등했다. 온라인쇼핑은 판매액 증가와 과당경쟁에 따른 주요개별기업 경영실적 부진이 엇갈리면서 전분기와 동일한 수치를 기록했다. 

   
▲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 추이/사진=대한상공회의소


편의점의 경우 날씨가 풀리면서 계절적 요인이 플러스로 작용하고, 근접출점 제한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점포당 매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슈퍼마켓은 계절적 요인에 더해 근거리·다빈도·소량 구매패턴이 확산되면서 대형마트 보다 가깝고 편리한 슈퍼마켓을 선호하는 현상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홈쇼핑은 매출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송출수수료 인상에 따른 영업이익 악화가 발행하면서 전분기 대비 10포인트 떨어졌다. T커머스의 급성장으로 채널간 경쟁은 치열해진 반면, TV시청률은 계속 하락세라는 구조적 위기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소매유통업계의 2분기 수익성 전망에 대한 문항에서는 '악화될 것'(38.9%)이 '호전될 것'(28.2%)보다 높았으며,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는 대형마트(57.4%)와 슈퍼마켓(48.8%)에서 많았고 편의점(41.0%)은 유일하게 호전될 것을 기대하는 비율이 높았다.

현시점에서 필요한 정책과제를 묻는 질문에 유통업체들은 △출점제한 폐지 등 규제 완화(49.1%) △최저임금 속도조절(16.7%) △제조업 수준의 지원(16.3%) △카드 수수료 인하(4.7%) △신기술 개발 지원(4.1%) △전문인력 양성(4.0%) 등을 꼽았다.  
강석구 대한상의 산업정책팀장은 "기준치 100을 넘긴 업태가 사실상 온라인쇼핑 뿐이라는 점에서 민간소비의 최접점에 있는 유통업계에서 보내는 불황의 시그널이 심상치 않다"고 말했다.

이어 "업계에서는 소비와 트렌드 변화를 빠르게 읽고 새로운 시장 창출을 위한 변화노력이 필요하며, 정부도 기업의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 개척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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