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진들 사이에선 의견 엇갈려…정진석 “생각 짧았다”
[미디어펜=김동준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17일 당내 전·현직 의원들의 ‘세월호 발언 논란’과 관련, “당 윤리위원회에서 응분의 조치를 취해주기를 바라고, 다시 한번 당 대표로서 국민 여러분께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해당 논란이 발생한 전날에도 “부적절하며 국민 정서에 어긋난 의견 표명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입장문을 냈었다.

황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어제 우리 당 일각에서 있어서는 안 될 부적절한 발언들이 나왔다. 유가족과 국민 마음에 상처를 주는 것은 물론이고, 표현 자체도 국민감정과 맞지 않는 것들이었다”며 이처럼 말했다.

그는 “설령 일부 국민들께서 이런 생각을 하신다고 해도 우리 당에서 그런 이야기를 꺼내는 것 자체가 옳지 않은 행동”이라며 “우리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뼈를 깎고 있는데, 한마디 잘못된 말로 모든 노력이 물거품 될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말 한마디, 행동 하나도 국민 입장에서 생각하고 신중에 신중을 기해달라”고도 당부했다.

중진들 사이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다만 당 화합을 우선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김재경 의원은 “불편한 진실을 덮고 가는 사람들에게 지지, 발전이 있을 수 없다”며 “5·18, 세월호 대응에서 상처를 덧나게 하고 신뢰를 잃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우리는 우리와 생각이나 입장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는 데 인색했던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피력했다.

김 의원은 “일이 터진 뒤에 징계 등 수습에 몰두할 게 아니라 선제적 대처, 국민 가슴속으로 다가가야 한다”며 “선제적 방법은 현장과 피해자들에게 있다. 거기서 해답을 찾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반면 홍문종 의원은 “당 대표가 단호하게 대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우리 식구를 보호해줘야 하고, 더 힘내서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한편, 논란의 당사자인 정진석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비명에 숨진 단원고 학생, 선생님들, 유가족의 아픔이 이제는 아물기를 기원하는 마음은 누구도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어제 제가 페이스북에 올린 짧은 글로 상처받은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생각이 짧았다”고 사과했다. 

이어 “세월호가 더 이상 정쟁의 대상이 되지 않아야 한다는 뜻을 우리 정치권에 던지고 싶었다”며 “세월호 유가족들의 마음을 아프게 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당 윤리위에서 이 일의 전말을 제게 묻겠다고 하니, 그 자리에서 소상하게 설명하겠다”고도 덧붙였다.

   
▲ 16일 오전 인천 부평구 인천가족공원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일반인 희생자 5주기 추모제에 참석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운데)./자유한국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