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정부가 침체된 코넥스 시장을 살리기 위한 대책을 내놨지만 코넥스의 정체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일일 거래액이 30억원 수준까지 쪼그라든 데다 상장사례보다는 ‘상폐’ 사례가 더 많이 눈에 띄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013년 개장한 코넥스(KONEX) 시장의 침체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올해의 경우 1분기가 지난 현 시점까지 코넥스에 상장한 회사는 1곳 밖에 없다. 코넥스에 입성한 회사는 2016년 50곳에서 2017년 29곳, 그리고 작년엔 21곳으로 매년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반면 상장폐지나 코스닥으로 이전하는 회사는 느는 추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코넥스에서 상장폐지된 회사는 3곳이나 된다. 상장 사례보다 상폐 사례가 더 많은 셈이다. 지노믹트리는 지난달 27일 코스닥으로 옮겼고, 제이에스피브이와 스페이스솔루션은 상장 폐지 조치됐다. 

작년 사례를 보면 무려 22곳이 코넥스에서 사라졌다. 그나마 12곳은 코넥스를 떠나 코스닥으로 ‘영전’했다. 그러나 극동자동화와 지성이씨에스 등 2곳은 스스로 상장폐지를 신청한 사례다. 에스와이제이 등 4곳은 감사의견 거절을 사유로 상폐됐으며, 세신버팔로 등 4개 회사는 지정자문인 선임계약 해지 후 30일 이내 미체결을 이유로 사라졌다.

코넥스 시가총액은 작년 평균 6조 2504억원에서 올 1분기 평균 6조 5114억원으로 약 2610억원 느는 데 그쳤을 뿐이다. 그나마 코스피에 상장된 대기업 한 곳의 시총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지난달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 회사도 4곳이나 된다. 드림티엔터테인먼트, 아이피몬스터, 영현무역, 엘피케이는 상장폐지 사유 발생을 이유로 현재 매매거래 정지 상태에 있다. 올해의 경우에도 코넥스의 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거래도 매우 부진하다. 한국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코넥스시장 거래대금은 20억 6000만원, 거래량은 36만 8000주 밖에 되지 않았다. 코스피가 사상 최장기간 연속상승 기록을 보이며 침체에서 탈피한 모습과는 극단적으로 상반된다.

올해 전체를 놓고 봐도 1분기 일평균 거래액은 30억원 수준이다. 이는 작년 일평균 거래대금 48억원과 비교했을 때 거의 40% 가까이 감소한 것이다. 일평균 거래량은 2018년 34만 5000주 수준이었고 올해 1분기도 34만1000주로 큰 차이가 없다.

거래량이 한 번 침체에 빠지면 시장 전체의 흥행이 부진해지는 사례가 잦다. 주식을 팔고 싶어도 제때 팔 수 없는 경우가 흔해지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아예 거래 자체를 시작하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코넥스의 흥행부진은 코스닥 상장의 문턱이 낮아지면서 더욱 가속화 됐다. 문재인 정부 들어 성장성 특례상장, 적자기업이 상장할 수 있는 테슬라제도 등이 도입돼 굳이 코넥스를 거쳐갈 필요가 사라진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가 내놓은 자본시장 정책에서 코넥스 시장은 큰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전제하면서 “최근 신속이전상장제도를 포함한 코넥스시장 활성화 방안이 나왔지만 이걸로 코넥스 시장이 부활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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