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 최근 한 골프 선수의 극적인 부활이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다. 주인공은 바로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다. 우즈는 지난 15일(한국시간) 끝난 미국프로골프협회(PGA) 투어 메이저 대회인 제83회 마스터스 정상에 올랐다. 우즈가 메이저 대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것은 11년 만이다.

미국과 전세계에서 우즈 찬가가 쏟아졌다. 미국의 전현직 대통령은 물론 각계 인사들이 축하 인사를 전했다. 국내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도 우즈의 이름이 새겨질 정도였다. 스포츠 역사상 가장 극적인 부활 중 하나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 타이거 우즈가 지난 15일(한국시간) 미국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 클럽에서 열린 마스터스에서 우승을 확정한 뒤 환호하고 있다. /사진=롤렉스 제공

우즈의 우승으로 골프업계에 훈풍이 불고 있다. 후원사들의 기업가치가 오르는 것은 물론, 다른 골프용품 업체들까지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PGA투어도 우즈 효과에 힘입어 흥행 돌풍이 예상되고 있다.

우즈 부활의 가장 큰 원동력은 물론 개인의 노력일 것이다. 성추문을 시작으로 이혼, 반복된 수술 등 순탄치 않은 과정을 겪으면서 무너진 멘탈과 컨디션을 되돌리는 것은 쉽지 않은 과정이었을 것이다.

주변의 지원도 큰 몫을 차지했다. 한때 선수 생명이 끝났다는 비아냥을 들었던 우즈를 변함없이지지했한 스폰서, 가족·캐디·에이전트의 믿음, 체계적인 재활과 코칭 등 주변 시스템이 그를 다시 정상으로 끌어 올렸다.

최근 우리 기업들은 소리 없는 비명을 지르고 있다. 대내외 환경 악화에 경쟁력까지 떨어진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기업의 부담은 날로 증가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법인세율 인상 적용 기업 38개사의 법인세 비용은 42.5%(7조5000억원)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사 4분의1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줄어 드는 등 실적 악화가 심화되고 있다. 매출 1조이상 기업의 매출 성장세도 4년 만에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말 정부의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 개정안이 확정되면 수시로 공장이 멈출 수 있다는 걱정까지 나온다.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 관련 제도·관행 개선 논의과정에서도 기업의 목소리는외면되고 있다.

앞으로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 저하가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크다. 최근 1~2년 사이 정부의 기업 관련 정책에 대한 경고음은 사방에서 울리고 있다. 10여년 전 우즈가 추락하기 전 악재가 겹치듯 말이다.

‘기업이 살아야 우리 경제가 산다’는 공식을 바꾸기 어려운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핵심 기업이 후방산업과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하는 사실도 우리는 눈으로 목격했다. 조선 산업이 흔들린 경남, 자동차 공장이 문닫은 군산은 한숨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균형감을 잃은 기업·노동 정책은 머지않은 미래에 부작용을 낳을 가능성이 크다. 기업은 몸을 사리고 ‘의무보다는 권리’를 주장하는 목소리만 커진다면 되돌리기 어려운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우즈는 수십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다는 ‘골프 천재’라는 소리를 들어온 선수다. 그 천재도 본인의 노력과 시스템의 도움이 어우러져 어렵게 부활에 성공했다. 우리 주변에 ‘천재형’으로 분류되는 기업이 있는지는 의문이다. 구성원들의 피·땀·눈물이 베인 ‘노력’으로 지금의 자리에 섰다고 보는 것이 더 정답에 가까울 것이다.

세계랭킹 1199위까지 떨어졌던 우즈가 메이저 정상으로 돌아오는 데 10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미래 경쟁력에 물음표가 달리는 우리 기업들의 당면 과제는 경쟁력 강화다. 글로벌 시장의 ‘3류’로 전락하는 것은 순식간이다. 수십년이 걸려도 과거의 영광을 되찾지 못할 수 도 있다. 지금은 정부의 균형 잡힌 지원 시스템과 기업의 노력이 더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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